[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이체방크의 벌금 감액 기대로 랠리했던 뉴욕증시가 4분기 첫 거래를 내림세로 출발했다.
채권시장의 12월 금리인상 기대감이 높아진 데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험로를 연출할 것이라는 경계감이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부추겼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3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54.30포인트(0.30%) 떨어진 1만8253.85에 마감했고, S&P500 지수가 7.07포인트(0.33%) 내린 2161.20에 거래됐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1.13포인트(0.21%) 하락한 5300.87을 나타냈다.
3분기 기업 이익이 반전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제시된 가운데 밸류에이션 부담이 주가 상승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내년 1분기 브렉시트 협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50조를 발동할 것이라고 언급한 한편 단일시장 유지에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일부에서는 지난주 후반 뉴욕증시가 과매수 현상을 보였고, 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이 나타났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브루스 맥케인 키 프라이빗 뱅크 최고투자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추가 상승을 위한 촉매제를 찾고 있지만 강한 호재가 등장하지 않았다”며 “밸류에이션 부담에 따른 조정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추크 셀프 아이섹터스 전략가는 “9월 자동차 판매 실적과 제조업 지표가 주가를 끌어올리기에 역부족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5를 기록해 전월 49.4에서 상승하며 확장 국면으로 돌아섰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50.3을 웃도는 것이지만 제조업 경기의 강한 턴어라운드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와 별도로 시장조사 업체 마킷이 제시한 9월 제조업 PMI 지수 역시 51.5로 파악됐다. 마킷은 미국 제조업 경기가 7월을 정점으로 후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버밍엄 보수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메이 총리는“영국이 EU를 떠나는 것은 단순히 이민 통제를 포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온전하게 독립된 주권 국가로 서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부에서는 영국이 이민 통제와 유럽 무역을 거래하려는 것으로 여기지만 잘못된 판단”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날 발언으로 인해 투자자들 사이에 메이 총리가 소위 ‘하드 브렉시트’를 택했다는 해석이 번졌다. 싱크탱크 오픈 유럽의 라울 라파렐 이사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메이 총리의 연설은 전반적으로 영국이 단일시장을 탈퇴할 것이라는 입장을 제시한 셈”이라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영국 파운드화가 가파르게 떨어졌고, 최근 잠잠했던 브렉시트 리스크가 투자 심리를 압박했다.
종목별로는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구글의 첫 자체 브랜드 첫 스마트폰 공개를 하루 앞두고 0.6% 완만하게 하락했다.
국제 유가가 1% 이상 올랐지만 엑손 모빌과 셰브런은 각각 0.2%와 0.4% 떨어졌고, 씨티그룹과 모간 스탠리가 각각 0.4% 내리는 등 도이체방크 리스크가 일정 부분 진정됐지만 은행주가 약세를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