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Mnet '슈퍼스타K 2016'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심사위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뉴스핌=이현경 기자] ‘듀엣가요제’와 ‘판타스틱 듀오’처럼 일반인이 출연하는 가요 서바이벌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반해 과거 방송계와 음원사이트 차트를 점령했던 오디션 프로그램은 전혀 힘을 못 쓰고 상황. 이 가운데 Mnet ‘슈퍼스타K’와 SBS ‘K팝스타’가 찾아야할 돌파구는 과연 무엇일까.
Mnet ‘슈퍼스타K’와 SBS ‘K팝스타’가 새 시즌을 맞으면서 시청자와 어떻게 통할지 눈길이 쏠린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인 ‘슈퍼스타K’는 지난 22일 시즌8 격인 ‘슈퍼스타K 2016’의 막을 올렸다. 방송 전부터 기대감이 높진 않았지만 결과는 더 처참했다. 한때 시청률 두 자릿수까지 올랐던 ‘슈퍼스타K’는 시즌8 첫 회 시청률 2%(닐슨코리아, 케이블 가구 기준)대에 그치며 체면을 구겼다.
‘슈퍼스타K’를 잇는 오디션 프로그램 SBS ‘K팝스타’도 올해 시즌6를 마지막으로 방송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K팝스타6’의 유희열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한때 사랑받았지만 많은 분들이 조금씩 싫증을 느낀 이유 중 하나가 패턴의 반복이다. 시청자도 우리도 느꼈다”며 달라진 방송 환경에 대해 인정했다. 더불어 다른 포맷으로 승부하겠다는 각오로 올해 11월 방송을 앞둔 상황이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 출연한 황치열(위), '판타스틱 듀오'에서 김범수와 합을 이룬 일반인 출연자 '마산 설리', '듀엣 가요제'의 솔지와 두진수(아래 오른쪽) <사진=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캡처, SBS '판타스틱 듀오' 캡처, '듀엣 가요제' 홈페이지> |
오디션 프로그램이 예전보다 주목도가 떨어진 이유는 MBC ‘듀엣가요제’와 SBS ‘K팝스타’ 그리고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와 같이 일반인 노래 실력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잔혹한 서바이벌 형식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퍼포먼스만큼 출연진의 사연과 배경에 집중했다. 이 역시 흥미요소로 통했지만 지나친 반복으로 오히려 피로감을 안겼다. 사실 시청자들은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서바이벌 프로그램일지라도 가창자의 무대에 더 관심을 보인다. KBS 2TV ‘불후의 명곡’과 MBC ‘복면가왕’이 계속해서 시청자와 소통할 수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거 MBC ‘나는 가수다’에서 김건모가 립스틱 퍼포먼스를 펼치는 장면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 것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너의 목소리가 보여’를 통해 가수 황치열이 탄생했기 때문에 ‘오디션 프로그램이 스타의 등용문’이라는 공식 역시 이제는 깨지고 없다. 여기에 ‘듀엣가요제’나 ‘판타스틱 듀오’의 출연진이 오디션 프로그램 참여자를 뛰어 넘는 가창력을 선보이면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취지와 의미가 희미해진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 같은 위기에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바쁘게 포맷 변경을 시도했다. ‘슈퍼스타K 2016’은 심사위원3인 체제에서 다인체제로 변경했다. FNC엔터테인먼트 대표 한성호,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대표 용감한 형제에 보컬리스트 김범수와 거미, 에일리, 김연우를 투입했다. 하지만 초반부터 어찌 불안한 모양새다. 심사위원 길의 독설과 표현에 대해서도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호평과 혹평사이를 오가고 있다.
심사위원 박진영, 양현석, 유희열이 9일 오후 서울 양찬구 목동 SBS에서 열린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6’ 제작발표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슈퍼스타K 2016’은 또 '20초 룰'을 적용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심사위원이 참가자의 노래가 더 듣고 싶으면 버튼을 눌러 20초를 더 연장시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화면 하단에 숫자 돌아가는 것 보기가 불편하다" "초반 평가로 20초는 너무 짧다" 등 부정적 의견이 쏟아진다. 1회에서 출연자 중 김영근이 시청자에 호감을 안기며 한 차례 화제를 모았으나 계속해서 실력자들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혹은 이들의 무대에 집중할 만한 여지를 주지 않는다면 다시 언제 또 반감이 일어날지 모를 일이다.
‘K팝스타6’도 포맷을 변경했다. 심사위원인 박진영은 “‘케이팝스타’에 어울릴 만한 진정한 케이팝 스타를 만들고 싶다. 기존의 기획사 연습생도 참가 가능하다”고 알렸다. 양현석 역시 “3사 기획사 대표가 나와서 가수로 발탁하고 데뷔시키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없었다. 다른 나라에서도 그런 점에서 시청자가 재미있게 봐줬을 것”이라며 “마지막 시즌에서 룰을 바꾸자고 한 것도 저다. 아직까지 데뷔 못한 연습생에게도 기회를 열어주고 싶다”고 했다.
원조인 ‘슈퍼스타K’가 초반에 기세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11월 첫방송을 앞둔 ‘K팝스타6’는 ‘슈퍼스타K2016’과 달리 꽃길을 걸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