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펀드 자금 유입 '아베노믹스' 전 회귀
"물가 하락, 굳이 투자할 필요 못 느껴"
[뉴스핌= 이홍규 기자] 일본 개인 투자자의 주식 투자가 '아베노믹스(Abenomics)'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행(BOJ)이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하고 공적연금(GPIF)이 주식을 사들이며 시장을 지탱하고 있지만, 오히려 개인들 사이에서는 더이상 주식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진 것이다.
◆ 아베노믹스 효과 전으로 회귀
22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투자신탁협회 자료를 인용, 올해 7월 주식형 뮤추얼펀드에 유입된 투자 자금은 2.2조엔으로 아베 신조 총리가 집권하기 이전인 2012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13년 5월 최고치에서 58% 감소한 수치. 2013년 5월은 아베 총리의 경제 정책에 대한 낙관론이 최고조에 이르던 시기였다. 8월에는 약간 늘어나는 듯 했지만 7월과 비슷한 2.3조엔에 머물렀다.
토픽스 1년 주가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식 투자 유인이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인 BOJ가 도쿄 시장의 '고래'라고 불릴만큼 큰 손 역할을 하고 있지만, 개인들의 주식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는 분석이다. BOJ는 지난 7월 ETF매입 규모를 6조엔으로 2배 늘리기로 결정했다.
◆ 정책 효과 못 믿겠다… 등돌려
3년 전 개인들의 투자가 절정에 이를 수 있었던 건 아베노믹스와 BOJ의 공격적인 통화 정책으로 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따라서 현금을 줄이고 주식을 보유할 동기가 강해졌다.
하지만 BOJ가 약속했던 2%의 물가상승률은 나타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주식 시장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올해 토픽스(도쿄증권거래소 1부)지수는 13% 하락해 주요 24개 선진국 증시 중 세 번째로 나쁜 수익률을 기록했다.
도이체자산운용의 후지와라 노부유키 상품개 발 및 리서치 이사는 "증시가 꾸준히 계속해서 오르지 않는 한, 투자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노인들 사이에서 그렇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아베노믹스로 2% 물가상승률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투자를 했지만, 이제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신선식품을 제외한 일본의 소비자물가는 일년 전보다 0.5% 하락해 5개월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BOJ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일본 가계의 금융 자산 중 주식 비중은 9%를 차지한다. 이는 미국 35%, 유럽 17% 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일본 정부는 저금리와 고령화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개인들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까지 도입했지만 전문가들은 개인들의 주식 투자는 계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9%의 투자 비중이 앞으로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노무라홀딩스의 오쓰카 와타루 분석가는 "개인 투자자들이 위험을 꺼려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볼때, 9월로 끝나는 이번 분기에서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감소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