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다국적 기업들의 대규모 인수합병(M&A)이 계속되면서 50억 달러 이상의 발행 규모를 가진 채권을 의미하는 점보본드의 발행이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각) HSBC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발행된 점보본드의 규모가 330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도 3배가 넘는 규모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최근 발행 규모를 볼 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 올해 점보본드 발행 실적은 2790억 달러에 달한다.
점보본드의 발행이 늘고 있는 것은 저금리 환경 덕이다. 특히 유럽과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회사채 매입은 점보본드 발행에 이로운 여건을 형성했다.
부진한 세계 경제 성장과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조직 성장 기회의 감소로 압박을 받은 다국적 기업들의 대형 M&A도 대규모 채권 발행으로 이어졌다. 주류회사인 AB인베브는 사브밀러를 인수하기 위해 46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찍어냈고 전날 아일랜드 제약사 샤이어는 미국 경쟁사 박스앨타 인수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12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에드워드 마리난 HSBC 애널리스트는 "수많은 대형 M&A 거래가 완료를 앞두고 있어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점보본드 발행은 꾸준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까진 점보본드를 비롯한 기업 채권 발행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기업들은 11월 미국 대선과 이탈리아의 헌법 개정 국민투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진행, 주요국의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매력적인 차입 금리 수준을 활용, 적극적으로 채권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HSBC는 미국의 회사채 발행이 현재부터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11월 8일까지 200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