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분양률 하락 및 미분양 증가..내년부터 집값·전세난 안정
[뉴스핌=최주은 기자]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내년부터 서울·수도권 지역 집값 및 전셋값이 차차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거 공급된 신규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 되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수요가 공급을 모두 소화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미분양·미입주가 늘어날 가능성도 나온다.
20일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집값 안정과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역전세 현상이 예상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내년 이후 지방을 시작으로 서울, 수도권 등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전국이 공급과잉 영향권에 접어들어 집값 안정 및 역전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2004년과 2008년 입주물량 증가로 집값이 내리고 역전세 현상이 있었다. 2004년과 2008년 각각 아파트 입주 물량이 35만5173가구와 32만251가구에 달했다.
우선 서울 강남 등 '투기지역'에서 주택 거래 신고제가 시행됐던 지난 2004년에는 4년 만에 집값이 떨어졌다. 그 해 전국 아파트 매맷값은 -1.7%의 변동률을 보였다. 또 아파트 전셋값도 2.84% 떨어지며 당시까지 역대 최대 주택 입주량의 여파를 받았다. 특히 아파트 입주가 집중된 수도권에서는서울 -3.78%, 경기 -4.47%, 인천 -6.16% 등 전국 평균을 웃도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2008년 중반부터 시작된 역전세난은 국제 금융위기와 맞물리며 이듬해인 2009년까지 이어졌다. 실제로 서울 송파와 강동 일대는 6864가구의 파크리오를 비롯해 리센츠(5562가구), 잠실엘스(5687가구) 등 2만여 가구가 일시에 입주하자 이 일대 전셋값은 1억원 이상 떨어졌다.
최근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으로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급증하면서 과거와 비슷한 상황이 다시 연출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약 51만 가구가 공급됐고, 올해도 50만 가구 이상이 분양될 전망이다. 오는 2017~2018년 2년간 약 72만 가구가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에 67만 명이 한꺼번에 입주했던 1990년대 초반 이후 2년간 입주물량으로는 최대 규모다.
가격 상승세도 주춤하고 있다.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가 변동률은 0.13%로 지난달과 같은 수치를 나타냈다. 서울 강남지역과 5대 광역시(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를 제외한 수도권과 기타 지방은 보합 및 하락을 기록했다.
공급이 집중되면서 최근 미분양 주택도 크게 늘고 있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4만9724가구였던 미분양 주택이 8개월만인 올해 7월 기준 6만8127가구로 늘었다.
지난달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역전세난 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전세가격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고 서울과 일부 지방에서 전세가율 하락 지역이 늘고 있다”며 “그동안 매매시장을 떠받쳐왔던 전세가격이 하락하면 매매가격도 떨어질 수 있고 신규 입주물량이 늘어나는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침체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신규 아파트 공급이 많았다”며 “내년 이후 지방을 시작으로 서울, 수도권 등에서 72만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 주택시장은 벌써 공급 과잉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고, 서울은 매매 및 전세시장 열기가 아직은 남아있지만 차차 확대될 것”이라며 “전세난 및 집값 상승이 차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