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지수-10년물 수익률 상관관계 5년래 최저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내외 크고 작은 악재에도 뉴욕증시가 강한 저항력을 과시한 것은 바닥을 뚫고 내려간 금리와 무관하지 않다.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주식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떨어뜨렸고, 이는 4분기 연속 이익 감소에도 주가가 오른 주요 배경 가운데 하나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저금리는 자산시장의 유동성 측면에서도 주식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채권시장에서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든 것.
최근 국채 수익률 상승에 주식시장의 투자자들이 긴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금리 상승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경우 주식시장의 상승 버팀목이 제거되는 셈이고, 채권과 주식에서 동시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9일 마이너스 영역을 벗어난 독일 국채 수익률이 온만한 상승 추이를 지속하고 있고, 일본 벤치마크 10년물 수익률 역시 0% 탈피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미국 10년물 수익률 역시 장기 박스권인 1.63% 선을 뚫었고, 1.7%를 향해 오르는 상황이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S&P500 지수와 10년물 국채 수익률의 20일 평균 상관관계는 지난 9일 마이너스 0.52를 기록했다. 이는 5년래 최저치에 해당한다.
상관관계가 마이너스 1에 가까울수록 두 자산 가격의 방향이 보다 뚜렷하게 정반대로 엇갈린다.
미슬레이브 아테지카 JP모간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지난 수년간 주식 투자자들이 초저금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논리에 기대 밸류에이션 부담을 외면한 채 공격적인 매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주식 투자자들은 국채 수익률이 상승 흐름을 지속하는 한편 주식과 수익률 사이에 음의 상관관계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에 강한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70년 사이 채권과 주식에서 동시에 연간 손실이 발생한 것은 1965년과 1968년, 1980년 등 불과 세 차례에 그쳤다.
지극히 예외적인 결과가 또 한 차례 벌어질 가능성에 대해 월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상대적인 안전성과 배당 수익률을 겸비, 채권과 흡사한 성격을 지닌 주식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9월 연준 정책자들의 매파 발언으로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뛰었을 때 유틸리티와 통신 섹터가 각각 3.8%와 3.4%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자산 시장의 추이를 관망하는 한편 최근 매크로 경제 상황이 과거 세 차례의 경우와 상이하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노던 트러스트 애셋 매니지먼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과거 채권과 주식에서 동시에 연간 손실이 발생한 경우는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률이 가속도를 낸 시점에 맞물려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과 유럽의 현재 상황과 대조적이며, 때문에 두 개 자산의 움직임 역시 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서베이에서 펀드매니저들은 주식과 채권이 모두 고평가된 것으로 판단, 자산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를 반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