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를 모티브로 한 서부극 '매그니피센트7'이 추석연휴 첫날 극장가에 상륙한다.
'사우스포'(2015)의 안톤 후쿠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매그니피센트7'은 1879년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한 웨스턴무비다. 선량한 마을사람들이 보그 일당에 무참히 짓밟히면서 막이 오르는 이 영화는 망자의 복수, 그리고 마을의 평화를 위해 일어선 총잡이 7인의 활약을 담았다.
총잡이들과 황야를 달리는 말, 떠들썩한 술집, 흩날리는 흙먼지 등 정통 서부극의 요소를 두루 갖춘 이 영화는 1960년작 '황야의 7인'과 여러모로 비교대상이다. 존 스터지스 감독의 '황야의 7인'은 주군에 대한 충성이 아닌 마을사람들을 위해 죽음을 택한 무사들의 이야기 '7인의 사무라이'에서 출발했다. 그렇기에, 안톤 후쿠아의 '매그니피센트7' 역시 '황야의 7인'은 물론 '7인의 사무라이'와 같은 선 위에 자리한다.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매그니피센트7'는 꽤 괜찮은 전개와 구성을 보여준다. 워낙 원작의 명성이 자자한 터라 작품이 베일을 벗기 전 이런저런 우려가 많았던 것이 사실. 하지만 속살을 드러낸 '매그니피센트7'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훌륭한 액션으로 엄청난 흡인력을 발휘한다. 이 정도라면 요즘 보기 드문 정통 서부극의 명맥을 이을 작품이라 해도 좋겠다.
할리우드 진출 이래 처음으로 선한 캐릭터를 연기한 이병헌(44)에게도 눈길이 간다. 동갑내기 에단 호크와 찰떡궁합을 보여주는 이병헌은 칼잡이 빌리 록스를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창이와 닮은 빌리 록스는 비중도 넉넉한 데다 액션과 인물의 드라마 역시 분명한 색깔을 품고 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쥬라기 월드'의 스타 크리스 프랫의 익살맞은 연기도 극에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장대한 전투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그는 멕시코 출신 총잡이 마누엘 가르시아 룰포와 절묘한 브로맨스로 웃음을 선사한다.
안톤 후쿠아 감독과 여러 차례 합작했던 덴젤 워싱턴의 카리스마는 기대 이상이다. '매그니피센트7'의 중심을 잡아주는 덴젤 워싱턴은 악을 처단하는 용기 있는 총잡이 샘을 통해 서부극의 정석을 보여준다. 첫 등장부터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덴젤 워싱턴의 묵직한 연기는 왜 사람들이 예나 지금이나 서부극에 열광하는지 알게 해준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사진=UPI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