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 감소로 조선업 1차 타격..수출 많은 전자도 대안 마련 불가피
[뉴스핌=방글 기자]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산업 전반에 쇼크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주요 화주사인 조선‧철강을 비롯해 전자산업에도 타격이 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상근부회장은 "조선업에 비해 해운업의 고용 인원이 적어서 그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해운업이 무너지면 조선은 물론이고, 철강, 금융, 전자 등 연관 산업에도 영향이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적선사 하나가 없어지면 선박 발주가 줄면서 조선소에 1차 타격이 가고, 발주가 줄어든 조선소가 배를 만들지 않다보니 철강업계 후판 물량도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형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센터장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산업 전반으로 영향을 미치는 게 당연한 것 아니겠냐"며 "발주 수요가 줄어든 조선소가 후판 주문을 하지 않으면 철강업계까지도 타격이 간다"고 우려했다.
이어 항로를 표시하는 등 운항장비 등 전자장비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전자산업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센터장은 "선박도 항공기랑 똑같다. 항로 표시 기능은 물론이고, 해양기상 관측 장비 등이 모두 전자장비"라며 "해운·조선·철강·전자까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국제화물데이터 전문조사기관인 데이터마인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는 45.5%의 물량을, LG전자는 23.5%의 물량을 한진해운에 맡겼다.
조선‧철강‧전자업계, "한진해운 법정관리行 영향있지만 미미"
<사진=한진해운> |
관련업계는 당장 영향은 미미하지만 향후 여파는 무시할 수 없다고 반응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국내발주가 없어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국내 발주가 가능한 선사가 줄어들기 때문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에선 판매보다도 원자재 수입 등에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석탄이나 철광석 등 원자재를 들여와야 철강제품 생산이 가능하다"며 "기존에 한진해운과 거래하던 업체들은 난감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다만 포스코 측은 "철강 원자재를 수입할 때는 컨테이너선이 많이 쓰이지 않는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철강업계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자업계 역시 수출의 대부분을 항공편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핸드폰 등은 대부분 항공으로 수출하고 있고, 냉장고와 같은 가전만 배로 운송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지에서 생산, 공급하는 물량도 많아져서 크게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