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 내달 공개입찰 앞두고 매각가 10% 안팎 낮춰
삼부토건·STX건설 등도 흥행부진에 매각가 인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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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동훈 기자]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건설사들의 몸값이 떨어지고 있다. 경남기업,삼부토건등의 채권은행들이 빠른 매각을 위해 건설사의 매각 예정가를 낮추고 있는 것.
업계에서는 당초 가격보다 최소 10% 이상, 업체에 따라 최대 20%까지 가격이 낮아지는 곳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남기업과 STX건설 등 M&A를 추진 중인 건설사들의 채권단은 매각가격을 지금보다 10% 가량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경남기업은 지난 7월 매각 당시보다 인수자측이 유리하게 매각 구조를 다시 짤 계획이다.
일단 매각 예정가격을 애초보다 낮춘다. 현재 1500억~1600억원 정도에 논의되는 가격을 10% 안팎에서 조정할 방침이다. 이 경우 매각가격은 1400억원대로 낮아진다. 또한 잔금 분할 납부 및 채무 조정 등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내달 26일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인수의향서(LOI)를 받는다.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다. 계열사 수완에너지와 패키지 매각에 나선 게 실패의 주된 요인이다. 분리 매각이 무산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투자사 입장에선 인수 가격이 크게 높아졌고 사업 연계성도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이번엔 수완에너지를 우선 매각한 후 경남기업을 팔겠다는 계산이다. 지난 10일 실시한 수완에너지 예비입찰에는 6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한 차례 매각이 무산된 만큼 매각금액과 잔금 납부 방식 등을 변경해 M&A를 성사시킨다는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매각금액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역시 매각 작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삼부토건과 STX건설도 매각가격 인하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수차례 매각이 무산된 만큼 현 가격으론 새로운 주인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삼부토건은 지난 2일 기업매각 본입찰을 진행했지만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했다. 본입찰에 미국계 금융업체 두 곳이 참여해 매각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두 곳 모두 자금 증빙에 실패해 매각이 최종 유찰됐다.
삼부토건은 앞서 세 차례 매각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회사측은 오는 9월 네 번째 매각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M&A 통해 법정관리를 졸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평가된다. 삼부토건 20%까지 매각 가격을 낮춰야 M&A가 성사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STX건설도 앞서 두 차례 매각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지난해 말 첫 매각을 진행했을 때 본입찰에 한 곳이 참여했다. 하지만 기준가격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해 유찰됐다. 지난달 두 번째로 진행한 매각 본입찰에는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예비실사과정에서 우발 채무가 드러나 예비입찰에 뛰어든 투자사들이 모두 발을 뺐다. 파산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져 하반기 중 매각가격을 낮춰 마지막 M&A를 추진할 공산이 크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우발채무가 존재하거나 매각가격이 높은 건설사들은 M&A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며 “경남기업처럼 삼부토건과 STX건설 등도 채권단 협의를 거쳐 애초 매각가격보다 10~20% 금액을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