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는 16년째 풀리지 않는 드들강 알몸살인사건과 사라진 반지의 진실을 파헤친다. <사진=SBS> |
[뉴스핌=정상호 기자]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드들강에서 발견된 알몸 시신과 사라진 두 개의 반지를 추적한다.
27일 오후 방송하는 ‘그것이 알고싶다’는 지난 2001년 2월 4일 전남 나주 드들강에서 알몸 시신이 발견된 사건에 주목한다. 시신의 신원은 성년을 한 해 앞둔 여고생 민지(가명)양. 발견 당시 발목에 걸친 스타킹을 제외하고 옷이 모두 벗겨진 상태였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민지 양이 항상 끼던 반지까지 사라진 점에 주목했다. 가족들은 사고 전날 밤 멀쩡히 집에서 동생과 잠든 민지(가명)가 왜 새벽녘에 집을 나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석연찮은 점은 또 있었다. 경찰은 민지(가명)의 몸에서 누군가의 체액을 발견하고, 자연스럽게 성폭행을 의심했다. 그러나 장기간 수사에도 체액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그렇게 미제로 남을 뻔했던 사건은 2010년 새 국면을 맞았다. 그해 제정된 DNA법 덕이다. 드들강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은 그제야 살인 등 8개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한 DNA 채취가 가능해졌다. 당시 드들강 사건을 조사한 부장검사는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2010년에 제정됐던 DNA법을 통해 체액의 신원을 특정했다”며 “그런데 작년에 결정적으로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폐지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경찰이 민지(가명)의 시신에서 발견한 체액과 일치하는 DNA는 일명 ‘전당포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복역 중인 무기수 김 씨의 것이었다. DNA 확인을 통해 체액이 김 씨 것이라는 게 밝혀지자 민지(가명)양의 가족은 그가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검찰은 확인된 DNA만으로는 김씨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결국 사건은 다시 미제로 남았다.
그런데 지난 8월 초, 검찰에서 전격적으로 김씨를 살인혐의 피고인으로 기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민지(가명) 양의 어머니는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에 “검찰청에서 기소하겠다고 전화가 왔어요. 그날이 우리 딸 생일 날 이었어요. 민지(가명) 생일. 그날 아침에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라고 흐느꼈다.
놀라운 건 그 뒤에 날아든 제보였다. 지난해 이미 한 차례 드들강 사건에 대한 방송을 내보낸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또 다른 제보를 한 통 받았다. 민지(가명)가 사망하기 꼭 6개월 전, 드들강에서 자동차로 불과 20여분 거리에 있는 만봉천에서 친구가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주장이었다.
제보에 따르면, 만봉천에서 발견된 시신은 나주 모 병원에 근무하던 신입 간호사 영주(가명)씨였다. 제보자는 시신이 민지(가명)가 발견됐을 당시와 아주 흡사했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친구도 엄마한테 실반지를 하나 받은 게 있었어요. 금반지였는데 두껍지 않고 굉장히 얇은 거였어요. 그걸 항상 끼고 다녔었거든요, 왼쪽 손에”라고 설명했다.
시신이 강에서 발견됐다는 점, 그리고 알몸 상태였고 항상 끼던 반지가 없어졌다는 점까지 두 사람의 상태는 꼭 닮았다. 제작진은 장소와 수법, 성폭행에 이은 살인으로 추정되는 점까지 비슷한 두 개의 사건을 풀기 위해 현장을 찾기로 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지난 8월 18일, 정확히 16년 전으로 돌아가 사건현장에서 프로파일러와 그날을 분석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당시 수사진이 받았던 또 다른 제보전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사건 수사팀장은 “사건 발생 한 달 정도 지나 가지고요. 나주 경찰서 형사계로 전화가 옵니다. 일반 전화로. 전화가 걸려 와 가지고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 사람을 죽였다더라고요”라고 설명했다.
드들강에서 발견된 알몸 시신과 사라진 반지에 얽힌 미스터리는 27일 오후 11시10분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 (uma8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