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전환 과정 '해석', 내년 1분기 유력
[뉴스핌=김승동 기자] 삼성생명이 삼성화재가 보유 중인 삼성증권 지분 8.02%를 전량 매입한다. 삼성생명은 부인하고 있지만 금융업계는 삼성생명의 이같은 계열사 지분 매입은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과정으로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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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삼성생명은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생명의 삼성증권 보유 지분은 종전 11.14%에서 19.16%로 증가한다. 삼성증권 주가는 18일보다 3.52% 상승한 3만8200원으로 보유지분(613만주)을 대입하면 매입금액은 약 2343억원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삼성화재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전량 매입한다”며 “자산운용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일 뿐 금융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업계는 관계자들은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해 계열사들의 지분을 인수하고 있는 쪽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가 되기 위해서는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상장 자회사 지분 30% 이상, 비상장 자회사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고 1대 주주 위치에 올라야 한다.
삼성생명은 지난 1월 이사회에서 삼성전자가 보유 중인 삼성카드 지분을 모두 인수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은 종전 28.02%에서 71.86%로 증가한 바 있다. 현재 상장 자회사 중 지분율 30% 미만인 곳은 삼성화재와 삼성증권뿐이다. 비상장 자회사 중 지분율 50% 미만인 곳은 없다.
상장 자회사 중 삼성증권은 이번 삼성화재 보유 한 지분을 매입함으로써 지분율 30%에 한발 가까이 다가섰다.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화재 지분은 15.00%에 그친다. 다만 삼성화재는 현재 자사주 15.93%를 확보하고 있다. 이를 내년 1분기 이사회 때 삼성생명이 전량 매입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올해 말 국제회계기준이사회(ISAB)에서 IFRS4 2단계 기준서를 확정하는 등 회계 제도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다.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 삼성화재가 보유한 자사주를 매입을 추진한다는 시각이다.
삼성화재의 주가는 18일 종가 기준으로 27만8000원에 달한다. 이를 삼성화재가 보유한 자사주 전량(755만주)에 대입하면 2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IFRS4 2단계 도입을 위한 기준서가 확정되면 삼성생명이 준비해야할 부채 규모도 확인 가능하다.
요컨대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증권 주식 매입보다 더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IFRS4 2단계 기준서가 확정, 부채 규모를 확인 한 후 삼성화재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시각이다.
김고은 메리츠화재 연구원은 "삼성생명은 현재 IFRS4 2단계 도입 등과 관련 불확실성이 커서 빠른 시기에 중간지주사로 전환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올해 하반기에는 회계제도 불확실성의 어느 정도 사라지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중간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동 기자 (k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