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올레'로 호흡을 맞춘 배우 오만석(왼쪽부터), 신하균, 채두병 감독, 박희순 <사진=뉴스핌DB> |
[뉴스핌=장주연 기자] 서른아홉 아재들의 여행기 ‘올레’가 베일을 벗었다.
17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관에서는 영화 ‘올레’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채두병 감독을 비롯해 배우 신하균, 박희순, 오만석이 자리해 영화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올레’ 첫선을 보인 후 가장 눈길을 끈 건 박희순의 코믹 열연이었다. 극중 수탁을 열연한 박희순은 그간 보여준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 아닌 ‘역대급’ 민폐 캐릭터로 크고 작은 웃음을 안겼다. 그는 “저한테 좀처럼 오지 않는 대본이라 반가웠다. 어떤 캐릭터를 만들까 고민했는데 감독님을 보니까 그렇게 하면 되겠더라. 감독님이 S대 나와서 미국 유학도 다녀온 박식한 분인데 하는 행동은 수탁과 다르지 않다. 롤모델을 감독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이에 은동 역으로 호흡을 맞춘 오만석은 “오래전부터 희순 형님을 알고 있었다. 이번 수탁 역할이 이미 그 전에 해야 했는데 너무 늦게 온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평소에 워낙 재밌다. 세고 강한 역할을 많이 해서 그런데 되게 재밌고 위트 있는 분이다. 옆에서 보면서 가끔은 친구 같은 느낌이 들어서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거들었다.
대기업 과장에서 희망퇴직 대상자가 된 중필 역의 신하균은 “추억 생각이 많이 났다. 사랑에 서툴렀던 제 모습도 많이 기억났다. 항상 그렇듯 연기는 대본에 충실해서 했다”며 극중 키스신에 대해서도 “키스신도 대본에 쓰인 대로 한 거다. 제가 변태 같은 게 아니라 감독님이 써주신 대로 한 거”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영화 '올레'로 호흡을 맞춘 배우 신하균(왼쪽부터), 박희순, 오만석 <사진=뉴스핌DB> |
‘올레’로 첫 장편영화를 선보인 채두병 감독은 “제가 39살 때 시간 강사에 입봉 지망생이었다. 최악의 직업이었다. 그때 고시 장수생 친구가 사법고시 떨어지고 제주도 가보고 싶다고 해서 갔다. 게스트하우스를 갔는데 되게 반겨주더라. 사회에서 소외당한 사람들인데 반겨주니 힐링이 됐다”며 “사실 사회에서 성공했다는 친구들을 만나 봐도 겉만 그렇지 다들 힘들더라. 그래서 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쓰면 힐링을 줄 수 있을 듯했다”고 밝혔다.
이어 “길은 항상 열려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길은 막힌 곳이 없다. 막혀있다고 해도 샛길이 있더라. 꼭 그 길을 쭉 따갈 필요 없이 샛길이 있다. 어디로든 데려다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구조적인, 안정적인 거만 따라가도 저희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는다. 우리나라 자체가 삶의 질에 대해서는 도외시하는 거 같아서 욕심을 좀 줄이고 가치관을 다른 쪽으로 주면 거기에 길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박희순 역시 “얼마 전 TV에서 ‘앞만 보고 가다가 문득 뒤돌아보니 길을 잃고 헤매는 나를 발견했다’고. ‘올레’랑 잘 어울리는 말이라고 생각했고 저 또한 공감을 많이 했다. 저희 영화가 웃음과 희망적인 밝은 톤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자기를 돌아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로 많은 분이 힐링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신하균, 박휘순, 오만석이 호흡을 맞춘 ‘올레’는 인생에 지친 세 남자가 제주도로 일상탈출을 감행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미디다. 오는 25일 개봉.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