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루, 중국, 필리핀 현지 시범사업도 본격 실시
재외국민 대상 시범사업도 10월 착수
[세종=뉴스핌 이진성 기자] #김모(82) 어르신은 평소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앓고 있어 거동이 불편하다. 노인요양시설에서 왼쪽 어깨 부종과 통증을 호소하지만 병원을 방문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그는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원격의료를 통해 시설에서 불편함 없이 관절 움직임과 부종 정도를 체크할 수 있었다. 더욱이 원격의료를 통해 지속적인 관리를 받은 결과 증상이 호전됐다.
하반기부터 원격의료 시범사업이 확대된다.
보건복지부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의료복지를 실현하고 공공의료를 보완하기 위해 원격의료 확대를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전국의 요양시설을 대상으로 의사와 의료인 간 시범사업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의료취약지로 평가되는 도서벽지와 군 격오지 부대, 원양선박, 교정시설 등의 원격의료 시범사업도 대상을 확대한다.
원격의료란 의료기관 방문이 어려운 취약계층을 위해, 정보통신기술의 활용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자료=보건복지부> |
그동안 일부 기관을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 결과 참여노인들의 만족도는 88%에 달했고, 응답자의 90%가 건강관리에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도서벽지와 군 부대, 원양선박 선원 등의 만족도도 높았다. 도서벽지 주민을 대상으로 한 원격의료 진료 결과, 복약순응도가 향상됐고, 만족도는 80%에 달했다. 군 부대 또한 병사의 90%가 원격의료에 만족했으며, 원양선박 선원들도 77%이상이 원격의료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같은 효과에 복지부는 의료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원격의료가 필요하다고 보고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20대 국회에 제출된 개정안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 도서벽지 주민, 군 장병, 교정시설 수용자 등 주요 의료취약계층이 대상이다. 현재는 의사-의료인(간호사 포함)만 원격의료가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다.
아울러 복지부는 열악한 해외 의료 사각지대도 발굴한다. 페루와 필리핀, 몽골 등 해외국과 현지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는 앞서 페루와 칠레, 브라질, 중국, 필리핀, 멕시코, 몽골, 르완다 등 8개 국가와 의료기관 간 원격의료 협력 MOU를 체결한 바 있다.
페루의 경우, 길병원이 까예따노병원과 취약지 1차 보건기관 간 원격의료 시스템을 구축해 오는 10월부터 산전관리와 고위험 산모 응급이송 등 시범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필리핀은 세브란스병원이 필리핀대학 원격의료센터를 중심으로 1차 보건기관과의 원격의료 시스템을 구축해 10월에는 서비스가 이뤄질 전망이다.
최근에 복지부와 MOU를 체결한 몽골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치료받은 몽골환자들이 귀국한 후에도 원격으로 사후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센터를 몽골에 설치·운영할 예정이다.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한 원격의료 시범사업도 추진해 국내 의료기관이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원격의료를 통해 취약계층의 의료접근성을 보다 강화하고 건강수준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앞으로 의료-IT 융합을 통해 외국에서도 적은 비용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 의료서비스를 어디서든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