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질 기미 없는 소비자 심리...패션산업 하락세 당분간 지속
[뉴스핌=전지현 기자] 국내 패션업체들이 고전 중이다. 내수시장이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며 경기에 민감한 산업특성상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 경기침체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일부 업체들은 사업을 아예 접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패션브랜드 시장은 지난 2010년까지 10여년 동안 매년 평균 5.9%씩 성장했다. 그러나 2011년 3.9% 성장으로 성장률이 한풀 꺾이더니 2012년 3.5%, 2013년 2.9%, 2014년 2.7%, 2015년 2.5% 등 지속으로 성장률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역시 민간소비 증가율 수준인 전년대비 2.6% 수준에서 성장률 곡선이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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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이스신용평가본부> |
더구나 그동안 패션업계를 떠받치며 나홀로 성장세를 보였던 아웃도어 시장도 거품이 꺼지며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단적으로 2010년과 2011년 34%대의 고성장률을 보인 아웃도어 시장은 2012년 성장률이 27%로 떨어진 이후 2013년 19%, 2013년 19%, 2014년엔 13%까지 곤두박질 쳤다. 지난해에는 대부분 아웃도어 업체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브랜드 자체의 운영을 중단하는 업체들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 업체들의 올 상반기 성적표는 초라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패션업계 다수의 상위 업체들은 성장세가 둔화됐거나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1위인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 2분기에도 실적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은 직전 분기대비 각각 70억원, 380억원 줄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 1분기 1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아직 2분기 실적이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적자행진에서 크게 반전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LF 역시 올 1분기에 전분기 대비 117억원이나 영업이익이 줄었다. 2분기 실적도 고전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기업들의 체력이 바닥을 보이며 전투력이 꺾인 지 오래”라며 “국내 경기와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앞으로도 의류기업에게 불리한 사업 환경이 지속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경화 나이스신용평가본부 연구원은 “패션은 경기에 가장 민감한 산업이기 때문에 저조한 내수 부진이 큰 영향을 미친다”며 “소비자심리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경기침체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가 침체되다보니 의류 유통과정에서 아웃렛 등과 같은 저가 채널 비중이 점진적으로 커졌다. 하지만 이런 유통변화는 패션업체들에게 제품의 단가 하락을 초래하는 힘든 환경을 조성했다.
더군다나 불황을 이겨내고 판매부진을 메우기 위한 방안으로 실시된 잦은 세일이 패션기업들의 이익률마저 줄어들게 만들며 발목을 잡았다. 특히, 아웃도어기업들은 재고물량이 넘쳐나자 대폭적인 할인 행사 강화를 실시했고 그 결과 상품 단가를 떨어뜨리는 말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더 큰 문제는 최근의 저기조와 불황의 그늘을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백화점까지 아울렛보다 싼 가격을 제시하는 세일전을 펼치며 과도한 경쟁을 치렀다. 낮아진 현금 회수율이 재정악화로 이어져 현재 부진이 초래된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