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정우가 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터널'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뉴스핌=장주연 기자] 배우 하정우와 김성훈 감독이 ‘터널’ 촬영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하정우와 김성훈 감독은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터널’(제작 어나더썬데이·하이스토리·비에이 엔터테인먼트, 제공·배급 ㈜쇼박스)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영화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날 하정우는 위험한 장면이 꽤 많더라는 취재진의 말에 “붕괴장면을 찍을 때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 간혹 예상치 못하게 양이 많거나 실제 돌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크게 사고가 나지는 않았는데 계속 확인해가면서 촬영을 진행했다. 내부는 의외로 빨리 적응됐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크게 위험한 건 없었다. 다만 먼지와의 싸움이었다. 방송 인터뷰에서도 말했는데 먼지 때문에 잔기침이 많아져서 폐 CT까지 찍었을 정도”라고 엄살을 부려 웃음을 안겼다.
하정우는 또 실제 터널에 갇혔다는 가정에는 “나라도 하루종일 울고 있지만은 않을 거다. 그 안에서 적응해 나가면서 마음을 둘 수 있는 걸 찾았을 거다. 연기도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정우는 “살기 위해서는 편하고 여유 있는 마음을 유지하는 게 좋다. 또 외부상황이 치달으니까 안에서는 조금 느슨하게 있어도 좋겠다고 봤다. 그것이 대비되면서 이 사고에 대한 고통과 아픔이 극대화될 거라 여겼다. 그래서 더 느슨해지고 유연해지려고 신경을 썼다”고 연기 주안점을 전했다.
김성훈 감독이 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터널'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메가폰을 잡은 김성훈 감독은 곳곳에 녹아있는 유머 코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저 스스로가 두 시간 무겁고 컴컴하고 칙칙한 이야기를 감내할 자신이 없었다. 어떠한 이야기든 유머가 들어가면 전달하기가 편하다고 생각했다. 마음을 버틸 힘을 준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극중 등장하는 현실적 설정과 관련, “현재까지 영화를 하면서 가장 매력을 느끼는 부분이 현실감이다. 현실에 발을 디디고 벌어지는 이야기가 좋다. 물론 영화 자체가 가공된 이야기지만 현실감 있는 작품을 보고 만드는 걸 즐긴다”고 말했다.
반면 ‘터널’ 속 풍자적 요소에 대해서는 “사실 난 대범하지 못하다. 아직도 겁이 많고 귀신도 무섭다”고 농을 던지면서도 “풍자·해학은 어느 사회에서나 있었다. 현 사회 문제가 아니라도 가려운 데를 긁어주고 같이 웃을 수 있고 같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성훈 감독은 ‘끝까지 간다’의 차별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끝까지 간다’는 시종일관 주인공이 돌아다니면서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장애물을 극복해가는 동선이다. 반대로 ‘터널’은 제한된 공간에서 재난을 극복해나가는 인물을 관찰한다. 차별성과 유사성에서 내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답했다.
한편 ‘터널’은 무너진 터널 안에 고립된 한 남자와 터널 밖에서 사람들이 그를 구조하기 위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하정우가 터널 안에 고립된 남자 정수를, 오달수가 터널 밖에서 그를 구조하려 애쓰는 구조대장 대경을 연기했다. 오는 10일 개봉.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