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백신은 폐기해야…4가백신 수요량 예측에 집중
[뉴스핌=한태희 기자] 올 가을 4가 독감 백신 출시를 앞두고 SK케미칼과 녹십자는 끊임없이 주판을 튕기고 있다. 다 팔지 못한 백신은 폐기 처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수요 예측과 이에 맞는 생산량이 중요한데 양사 모두 쉬쉬하는 분위기다.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과 녹십자는 올 가을 4가 독감 백신을 출시하지만 생산 물량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3가는 독감 바이러스 3가지를, 4가는 4종류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엔 3가 독감 백신을 공급했는데 올해부터 4가 독감 백신을 내놓는다.
SK케미칼은 이달 안에 4가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를 출시한다. 이를 위해 JW신약과 손을 잡았다. 영업력을 키워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산이다. JW신약이 피부과와 비뇨기과 등 전문의원을 맡고 SK케미칼이 병원과 내과 의원을 대상으로 영업한다. 다만 생산 물량은 비공개다.
SK케미칼 관계자는 "8월 중 4가 백신 출시를 위해 생산에 들어갔다"면서도 "생산 물량은 아직 공개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녹십자도 4가 독감 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주'를 올 가을 내놓는다. 3가 백신과 4가 백신을 5대 5 비중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녹십자 또한 준비 물량을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내 수요에만 의존하지 않고 백신을 해외로 수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노인 무료 예방 접종에 3가 백신을 사용하기 때문에 생산량은 3가와 4가 비중이 각각 5대 5가 될 것"이라며 "4가는 병의원 쪽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대 5000만도즈까지 생산할 수 있다"며 "700억달러 수출 등 해외에도 백신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약사가 독감 백신 생산량에 민감한 이유는 재고로 쌓아둘 수가 없어서다. 매년 유행하는 독감이 다르기 때문에 백신도 바꿔야 하는 것. 세계보건기구(WHO)도 환자들에게 매년 독감 백신 접종을 권한다. 이런 이유로 제약사 뿐만 아니라 병의원에서도 납품 받은 백신이 남아도 그대로 폐기한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국내 시장에 공급될 독감 백신은 약 2300만도즈로 예측했다. 1도즈는 1회 접종량으로 2300만 도즈는 성인 2300만명이 접종 받을 수 있는 물량이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