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영향 판단, 당분간 신중히 지켜볼 것"
"디플레이션으로 되돌아갈 위험 낮아져"
ETF 처분 "경험 살려 신중히"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은행(BOJ)의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미일 간 관세 협상이 타결된 것에 대해 "큰 진전이며 불확실성 완화로 이어진다"고 평가했다.
다만 "각국 통상 정책의 전개와 그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며 "국내외 금융시장의 동향을 예단하지 않고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 "관세 영향 판단, 당분간 신중히 지켜볼 것"
BOJ는 이날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를 0.5%로 동결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우에다 총재는 "경제·물가 상황의 개선에 맞춰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가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며 "금리 인상의 필요성과 시기는 매번 회의에서 적절히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선 "관세를 앞두고 수요가 몰리는 현상과 그 반작용이 반복되면서 지표 해석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은 다소 줄었지만 한순간에 안개가 걷히는 것은 아니다. 영향이 조금씩 드러나는 만큼 현 단계에서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고, 신중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정책이 경기 흐름에 뒤처지는 '비하인드 더 커브' 상태에 빠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그런 상황은 아니며 앞으로 그럴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 |
7월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디플레이션으로 되돌아갈 위험 낮아져"
BOJ는 이날 발표한 경제·물가정세 전망(전망 리포트)에서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신선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2.2%에서 2.7%로 상향 조정했다.
우에다 총재는 "식료품 가격 상승분을 반영한 것으로, 향후 인플레이션율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시적 요인에 좌우되지 않는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은 2% 목표를 향해 완만하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관세 영향으로 물가가 정체되는 국면은 아니다. 매우 느린 속도지만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작년 3월에 비하면 디플레이션으로 되돌아갈 위험이 직관적으로 낮아졌다"고 언급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전망만으로 금융 정책을 결정하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 ETF 처분 "경험 살려 신중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연준)에 금리 인하를 반복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선 "일반론으로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거시 경제에 필요하다"고 밝혔다.
참의원 선거 이후 일본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재정 정책에 대해 직접 언급하는 것은 삼가겠다"며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금 지급 등 새로운 정책이 결정된다면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적절한 금융 정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OJ가 보유한 상장지수펀드(ETF) 처분과 관련해서는 "시간을 두고 검토 중"이라며 "6월에 은행 보유주식 매입분 처분을 마쳤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ETF 처분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