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증시 올들어 56% 폭등
파키스탄 증시 에콰도르 채권도 후끈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채권시장의 마이너스 금리 확산과 주식시장의 고평가로 인해 갈 곳을 찾지 못하는 글로벌 투자 자금이 극단적인 흐름을 연출하고 있다.
이른바 프론티어 마켓 중에서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끊이지 않는 한편 유동성이 지극히 제한적인 지역으로 울며 겨자 먹기 식의 베팅이 확산되는 움직임이다.
파키스탄의 카라키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운용 자산 490억달러 규모의 주피터 애셋 매니지먼트가 최근 새롭게 발굴한 투자처는 파키스탄이다.
선진국뿐 아니라 대표적인 신흥국인 중국 경제의 저조한 성장과 한계에 이른 각국 중앙은행의 부양책, 여기에 소위 ‘서브 제로’ 채권까지 부적격한 투자 지역과 자산을 가려낸 뒤 어렵사리 찾아낸 대안이다.
이는 주피터 애셋 매니지먼트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아니다. 글로벌 자금이 조용히 밀려들면서 파키스탄 증시의 KSE100 지수는 달러화 기준으로 연초 이후 20%에 이르는 상승 기염을 토했다.
펀드 매니저들은 이 밖에 페루 주식시장과 스리랑카 정크본드 등 이머징마켓 펀드 운용자들조차 눈 밖에 뒀던 자산을 앞다퉈 사들이고 있다.
전통적인 자산시장에서 더 이상 해답을 찾기 어려운 정황과 매니저들의 절박한 수익률 추구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페루 증시는 대통령 교체를 빌미로 글로벌 자금을 흡수, 올들어 달러화 기준으로 56%에 달하는 상승 기염을 토해냈다.
에너지 가격 하락에도 에콰도르 채권시장이 연초 이후 27% 뛴 것이나 헝가리 증시가 16% 오르며 유럽 주요 증시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은 스리랑카 현지 통화 채권을 6주 연속 매입했고, 지난달 이머징마켓 채권 펀드로 140억달러의 자금이 밀려들었다.
인도네시아 채권시장의 외국인 투자 비중은 최근 40%에 달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 리스크를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 페루를 필두로 프론티어 마켓의 변동성이 높은 데다 유동성이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눈덩이 손실을 떠안을 여지가 높다는 지적이다.
숀 라이언 MPI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비전통적인 자산시장에 진입한 펀드매니저들이 보유 물량을 처분해야 할 때 심각한 유동성 문제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