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고무‧TPA 아시아지역 공급과잉 지적
주수출처 중국 자급력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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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전민준 기자] 철강‧조선에 이어 석유화학업계(이하 석화업계)가 구조조정 청사진 마련에 들어갔다.
금호석유화학 여수공장<사진=금호석유화학> |
27일 정부 및 석화업계에 따르면 미국 경영컨설팅 기업인 베인앤컴퍼니는 한국석유화학협회 의뢰를 받아 지난 18일부터 석유화학산업에 대한 컨설팅 작업에 착수했다.
베인앤컴퍼니는 오는 9월 19일까지 2개월에 걸쳐 석유화학산업 분석보고서를 만든 뒤, 석유화학협회와 회원사들에게 전달하게 된다.
석화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석유화학협회는 올 초부터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매출상위 5개사와 '구조조정 TFT'를 구성해 업계재편을 주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도 긴밀히 협력해 왔다.
하지만 석유화학협회는 합성고무,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등 공급과잉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한 품목에 대한 명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판단, 베인앤컴퍼니에 컨설팅을 의뢰했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과잉공급에 시달리던 품목을 대수술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며 "생산설비 및 품목을 감축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이후 경쟁력 향상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화업계에서 이번에 가장 주목하는 것은, 합성고무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이다. 합성고무는 주요 시장인 아시아에서 공급과잉 여파로 업황부진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지만 업계의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현재 대표적인 범용합성고무인 BR(Butadiene Rubber)은 부타디엔을 원료로 하며 타이어 생산에 약 70% 내외가 사용된다. SBR(Styrene Butadiene Rubber)도 3대 범용고무 중 하나로, 부타디엔과 스타일렌을 공중합해 제조한다. 타이어용으로 약 75% 이상이 소비된다.
두 품목의 아시아 수요 대비 생산능력은 BR 151%, SBR 142%이며, 2014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의 수출 증감률은 BR 7.3%, SBR -2.9%이다. 같은 기간 중국의 수입증감률은 BR 11.6%, SBR 11.8%이며, 중국의 한국산 수입증감률은 BR 16.5%, SBR -5.2%이다. 대중국 수출의존도는 BR 25%, SBR 25%이다.
BR과 SBR 생산업체는 LG화학·금호석유화학이다. LG화학은 BR·SBR 합산 기준으로 연산 32만t, 금호석유화학은 연산 87만t의 합성고무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양사의 합성고무 사업에 대한 매출 비중은 각각 30%, 40%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합성고무는 과잉률(수요 대비 생산량 비중) 170%를 넘겼다"며 "제2내수시장인 중국의 화학제품 자급률도 상승하고 있는데, 이들의 값싼 제품이 위협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정부는 TPA에 대한 추가 감축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PA는 중국 자급률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품목이다.
국내 업체 중 TPA 생산능력은 한화종합화학이 연 200만t으로 가장 많고, 삼남석유화학이 180만t으로 2위다. 뒤이어 태광산업, 롯데케미칼, SK유화, 효성 등도 TPA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업계는 자율적인 설비감축계획에 따라 지난해 말 순차적인 설비 가동률 조정, 설비 폐쇄에 나서 생산설비 555만t 중 95만t을 감축했지만, 추가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이번 컨설팅에서는 공급과잉 품목에 대해 경쟁력을 진단하고 자발적 사업재편을 유도하는 방안이 제시될 것"이라며 "중국과 기술 격차가 있는 고부가화학 제품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