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저축은행은 소극적 반응
[뉴스핌=이지현 기자] 지난 18일부터 8개 저축은행(모아·대한·인성·키움·페퍼·한국투자·스타·삼호)이 최고금리 인하 소급적용을 시작한 이후 5일동안 800여명이 신청했다. 전체 금리인하 소급적용 대상자 4만여명 중 2%인 800여명이 신청한 것.
22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모아 저축은행은 27.9% 이상의 금리를 내고있는 고객 1만3500명 중 300명이 최고금리 인하 소급적용을 신청 했다. 이들 중 실제 금리인하를 적용받은 사람은 270명가량이다.
키움저축은행은 대상자 8800명 중 200명이, 인성저축은행은 7015건 중 100명 이내의 신청자가 나왔다. 대한저축은행은 3000명 대상자 중 100명이 신청을 했고, 나머지 저축은행들도 적게는 6건에서 50여건의 신청을 받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번주부터 금리인하 소급적용 대상 대출자들에게 순차적으로 안내 문자를 보내고 있다"며 "아직 모든 대상 고객에게 안내가 된 게 아니어서 신청 건수가 많지는 않다. 8월 초까지 안내가 완료된 후부터는 신청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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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저축은행들은 지난 18일부터 3월 이전 대출자를 대상으로 신청자에 한해 최고금리 인하분을 소급적용하기로 하고 문자 및 홈페이지에 이를 안내하고 있다 <사진=페퍼저축은행> |
최고금리 인하 소급적용이란 현행 최고금리인 27.9% 이상의 금리를 내고 있는 저축은행 신용대출 고객의 금리를 신청일부터 만기까지 27.9%이하로 내려주는 제도다.
지난 3월 3일부터 대부업법상 최고금리가 34.9%에서 27.9%로 내려가자 3월 이전 대출자에게도 법정 최고금리를 적용하기로 한 것.
단 본인이 직접 해당 은행에 신청을 해야 하며, 신청 당시 연체가 있으면 금리인하혜택을 받을 수 없다. 또 저축은행의 자체 신용평가결과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면 금리인하가 거절될 수 있다. 신청일은 올해 연말까지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최고금리 인하 소급적용은 서민의 금리부담 완화를 위한 조치"라며 "기존에 신용도가 개선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던 금리인하요구권이 확대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부 저축은행들이 최고금리 인하 소급적용에 나선 가운데, 대형 저축은행들의 움직임은 소극적이다. 신용대출 규모가 커 최고금리 인하 소급적용을 할 경우 이자수익이 급감한다는 게 이유다.
자산기준 상위 6개 대형 저축은행의 신용대출액은 지난 1분기 기준 5조원이 넘는다. 전체 저축은행업계 신용대출금액 7조8000억원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반면 앞선 8개 중소형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규모는 7500억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대형 저축은행들은 소급적용 대신 고객들에게 기존의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안내만 하고 있다. 금리인하요구권이란 대출을 받을 당시보다 자신의 신용상태가 좋아진 사람이 금융회사에 대출금리를 인하해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신용상태가 개선되거나 성실상환의 조건이 갖춰져야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고금리 인하 소급적용 대상자와 차이가 있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존에도 소득이나 신용등급 외에도 성실상환자를 대상으로 금리인하를 안내하고 신청할 경우 이를 적용하는 식으로 적극 운영하고 있었다"며 "이에 대해 고객에게 재안내 문자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저축은행들의 경우 신용대출 규모도 워낙 커 전면 소급적용을 할 경우 타격이 크다"며 "기존에 실적이 많지 않던 금리인하요구권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수 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