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 급여 30%만 제공..STX조선 협력사도 줄도산 현실화
[뉴스핌=조인영 기자]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성동조선이 7월 월급을 늦춰 지급하기로 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STX조선과 거래해온 협력업체들의 줄도산이 이어지면서 조선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전방위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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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출범한 STX조선해양의 45개 협력업체로 구성된 협력사 협의회인 'STX 파트너스(Partners)' <사진=뉴시스> |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은 지난 20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고지한 안내문에서 "수 차례 걸쳐 상황을 설명드렸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 파업이 강행됨에 따라 채권단에서도 불가피하게 신규자금을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회사로서도 자금사정이 어려워져 부득이 금일 지급예정인 급여가 지연 지급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급여지급 예정시기는 7월 29일 30%, 그리고 3085호선 인도대금 입금 시 일부 지급 등 어려운 자금상황하에서도 급여를 조기 지급토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성동조선 직영근로자 2000여명과 협력사 근로자 6000여명 등 약 8000여명이 이날 월급을 받지 못했다. 3085호인 유조선(탱커)은 8월 초 인도될 예정이다.
앞서 성동조선 노조는 정부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반대해 지난 20일 통영에서 열린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 주최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여했다.
채권단은 조선소 노조들이 파업을 강행할 경우 자금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번 급여 미지급은 노조의 파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STX조선 협력업체들도 자금난으로 줄도산 위기에 처해있다.
지난달 STX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후 포스텍에 이어 고성조선까지 줄줄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연쇄부도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STX조선 주요 기자재 납품업체 모임인 STX파트너스 측은 납품업체와 사내 협력사 등 총 400여개 업체가 모여 납품대금을 받기 위한 공동대응을 하기로 했다.
조선업계는 지속되는 노사갈등은 자금 흐름을 경색시키고 끝내 공멸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채권단에선 파업 시 자금지원을 불허한다는 입장이며, 정부에서도 자구 노력 없이 파업을 벌이는 조선사에 대한 특별업종지원은 없다고 단언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자금난 우려로 철판, 엔진 등 조선사에 기자재를 공급하는 업체들이 거래를 끊거나 선수금을 먼저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채권단과 조선사, 노조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될 경우, 대내외적인 신뢰도 하락, 유동성 회복 지연 등 부작용이 심화되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며 "현재는 위기를 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