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보다 안정성...포트폴리오 관리 주력
[편집자] 이 기사는 7월 18일 오후 4시57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편집자] 은행이 프라이빗 뱅커(PB,Private Banker) 직군을 만들고, 거액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WM, Wealth Management) 영업을 시작한 지도 10여년이 넘었다. 초기엔 펀드와 보험 등 투자상품을 판매하는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고, 선진국 사례를 공부하면서 보다 체계화되고, 은행마다 자기 색을 갖게 됐다. 뉴스핌은 은행 WM 영업을 들여다봤다.
[뉴스핌=김지완 기자] "소위 '대박 상품' 몇 개 추천하는 게 PB의 역할이 아닙니다. 시장 급등락할 때도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하게 안정적으로 자산을 관리해주는 걸 고객들이 원합니다."
국내 은행의 WM 영업이 진화하고 있다. 단기적인 수익률 제고 관점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설계를 통해 재무목표를 달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흡하다고 지적받던 사후관리 서비스도 보완했다. 또 PB 개인 역량과 판단에 의존하지 않고 업그레이드된 시스템으로 대응한다.
◆'전 직원의 PB화' '현장의 목소리' '장기투자 적립식'
PB센터는 금융자산 1억원 이상의 부자들만 이용하는 것으로 인식돼있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같은 고정관념을 깨고 '전국민 부자만들기'를 목표로 문호를 개방했다.
KEB하나은행은 '전 직원의 PB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기존의 270개 영업점에만 설치됐던 PB서비스를 전국 854개 지점으로 확대했다. 우리은행 역시 금융자산 5000만원 이상 '준자산가'를 WM영업 대상 고객으로 넓혔다.
김성엽 KEB하나은행 PB본부장은 “지난해 9월 (외환은행과) 통합은행 출범 이후 고객별 맞춤 관리를 위해 전 직원의 PB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해외상품 비중확대 등 글로벌 자산관리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WM본부는 현장의 목소리에서 답을 찾는다.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PB의 보고가 단 3단계인 ‘핫라인’ 보고체계를 통해 본부장에게 전달된다.
조규송 우리은행 상무는 "우리은행은 증권사 미팅을 통해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낸다“면서 ”우리은행이 만들어내는 상품의 특징은 신용연계든, 헤지펀드든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WM사업부는 장기에 걸친 적립식 투자를 강조한다. 장기간 적립식으로 모아가는 만큼 시장의 트랜드를 좇기보다 헬스케어 같은 장기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섹터에 집중한다. 또 포트폴리오 전체를 한 세트로 묶어 판매하는 전략으로 리스크를 줄인다.
김효종 KB국민은행 WM본부장(상무)는 "장기투자 적립식 투자로 시장 변동성을 극복할 수 있다"며 "KB가 앞장서서 장기 적립식 투자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 증권·은행 경계 허물고, 기업형PB센터로 업그레이드
신한은행은 계열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와 벽을 허물었다. IPS(Investment Product & Service)라는 공동의 자산관리 컨트롤타워가 시장상황에 따른 투자전략, 자산배분, 금융상품 제공 등을 지원한다.
이창구 신한은행 부행장보는 “신한은행의 PWM(Private Wealth Management Center)센터에서는 은행PB와 증권PB를 모두 만날 수 있다”며 “고객들은 종합자산관리는 물론 국내외 주식·채권·파생상품 등의 원스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에 강한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기업형 PB센터로 확장하고 있다. 시화공단에 처음으로 만든 기업형 PB센터는 1만2000명의 중소기업 오너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IBK컨설팅센터'가 중소기업의 재무, 인사노무, 세무 등 경영상황을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그러면서 창업주인 오너(Owner)의 개인자산관리, 사업승계, 증여 및 상속 등 여러 가지 고민을 해결해 준다.
◆ 씨티 SC-싱가포르 허브에서 글로벌 투자전략 수립
씨티은행 WM사업은 빅데이터에 기반한 모델 포트폴리오가 핵심이다. 고객 개개인이 설정한 재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최성국 씨티은행 WM클러스터장은 “뉴욕과 싱가포르에 400여명의 금융전문가들이 100년간 축적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3개월에 한번씩 조정된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면서 “국내 고객들의 자국 주식선호 현상이 높은 특성을 감안해 2014년부터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투자자 맞춤형 모델 포트폴리오를 별도로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SC은행은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한다. 싱가포르에 있는 글로벌투자위원회가 32개국에 설치된 글로벌 해외지점으로부터 매주 경제상황·시장상황 등을 보고받고 이를 토대로 투자전략을 수립한다. 수립된 투자전략은 다시 글로벌 각 지점으로 전달돼 WM 고객들의 자산 포트폴리오에 영향을 끼친다.
장호준 SC은행 자산관리본부 본부장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정보 공유를 통해 해외자산 투자비중이 50%를 상회한다”면서 “국내 은행들 가운데 해외투자 비율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