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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스페인 발렌시아 '한국댁' 김산들 씨네 가족, 전기·수도요금 0원 자급자족 생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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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에서는 스페인 발렌시아 고산마을에 사는 '한국댁' 김산들 씨네 가족 일상을 전한다. <사진=‘인간극장’ 캡처>

[뉴스핌=박지원 기자] KBS 1TV ‘인간극장’은 18~22일 오전 7시50분 ‘발렌시아에서 온 편지’ 편을 방송한다.

스페인 발렌시아 주 북서쪽, 해발 1200미터에 위치한 ‘비스타베야 델 마에스트라스고’. 유일한 초등학교 전교생이 11명이고 수영장 한 곳, 잡화점 두 곳, 빵집 두 개가 전부인 인구 200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다.

이곳에 유일한 ‘한국 댁’ 김산들(41) 씨가 살고 있다. 인도 여행 가이드로 일하다 여행을 떠난 네팔에서 스페인 남자 후안호 투르 라이게라(43) 씨를 만났고 두 사람은 스페인 고산 마을에 정착했다. 올해로 결혼 13년, 부부에겐 산드라(7), 이란성 쌍둥이 누리아(4), 사라(4)가 있다.

뻥 뚫린 고산 평야에서 보이는 거라곤 하늘과 들판. 2004년 봄, 부부는 지은 지 200년도 더 된 농가를 샀고 5년 동안 직접 무너진 벽과 지붕을 세웠다. 시골 생활의 제1원칙, 친자연주의 자급자족이다.

이 집에서는 전기 요금 0원, 수도 요금 0원. 전기는 스페인의 뜨거운 태양이, 생활용수는 빗물로 해결한다. 집수리는 물론 맥주와 아이들이 마실 음료수까지도 뭐든지 직접 만든다.

엄마가 빵을 만들고, 아빠는 장작을 팬다. 흔한 돌멩이와 나뭇가지가 장난감이 되는 곳. 세 딸은 나뭇가지로 불 피우는 시늉을 하며 논다.

13년 전, 사랑만 가지고 날아온 타국, 그리고 오지생활 그러나 인생에 어디 꽃길만 있을까. 출산 후 산들 씨는 극심한 외로움에 시달렸고 고산마을 외딴집까지 인터넷이 연결되기까진 거의 3년이 걸렸다.

산들 씨는 소소한 일상을 적어나갔다. 이제는 한국과 미국 한인 잡지에 글을 기고하는 어엿한 작가. 그러던 어느 날, 그녀에게 뜻밖의 소식이 전해진다.

이날 ‘인간극장’에서는 해발 1200m 자발적 오지 생활을 선택한 산들 씨 가족이 한국 시청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전한다. “지금 이 순간, 바로 여기, 오늘의 행복이 있다”는 것.

◆스페인 고산마을에 산들 씨가 산다
스페인의 3대 도시라 불리는 발렌시아, 그곳에서 북서쪽으로 두 시간 반을 가면 해발 1200미터에 중세 건축 양식을 간직한 고풍스러운 마을 ‘비스타베야 델 마에스트라스고’가 나온다.

인구 200여 명, 빵 만드는 양치기가 있고, 잡화점은 두 곳, 수영장은 한 개, 우체국은 몇 년 전 문을 닫아 농가에 사는 이들은 직접 마을에 설치된 우체통으로 와야 한다.

그래도 매년 이웃집 할머니가 액운을 몰아주는 허브 장식물을 만들어주고, 전교생 11명뿐인 초등학교에서 화분을 판매하는 날이면 학부모부터 할머니들까지 화분을 사겠다고 장터로 나오는 정겨움이 살아있는 곳이다.

이 마을의 유일한 한국인 김 산들 씨는 학교에서 1일 강사로 김밥이나 호떡 등 간단한 요리 수업을 하면서 더 많은 ‘한국 알리기’를 하는, 한국 댁이다.

◆타지에서 만난 특별한 인연
IMF 위기 때 300만 원으로 떠난 인도 여행, 그곳에서 산들 씨는 여행 가이드 겸 배낭 여행자로 4년을 지냈다.

여행차 간 네팔, 그곳은 인연의 도시였다. 그때 독신주의자였던 스페인 청년을 만났다. 후안호 투르 라이게라. 자전거 세계 여행을 한다는 청년은 한식당에서 젓가락으로 식사를 하고 있었다.

두 청춘 남녀의 선택은, 사랑. 스페인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삶의 목적을 시골에서 찾기로 했다. 결혼 1년 후, 젊은 부부의 무모한 도전은 바로 집 사기였다. 한국 돈 600만 원을 주고 덜컥 사버린 집. 풍광은 멋졌지만, 지은 지 200년도 더 된 집은 쓰러지기 일보직전이었다.

지붕은 뻥 뚫리고 집안은 먼지와 동물들의 배설물로 가득했다. 부부는 주중엔 발렌시아 도시에서 일과 공부를 했고, 주말마다 이 골치 아픈 집을 고쳐나갔다. 그렇게 5년 동안 벽돌을 얹고, 방을 만들고, 창을 냈다. 폐허 같은 집이 그렇게 부부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축복 같은 세 딸, 산드라(7)와 이란성 쌍둥이 누리아(4), 사라(4)를 낳았다.

◆위대한 자연, 여기에 사는 즐거움
행복을 위해 선택한 삶, 그곳엔 스페인의 강렬한 태양과 고산의 바람이 있었다. 태양광 에너지로 세탁기를 돌리고 생활용수는 빗물을 모아 사용한다. 먹는 물은 마을의 오래된 샘물에서 온 가족이 떠온다.

물론 세탁기 한 대 돌리려면 집안의 온 전력을 모아야 해서 전등도 끄고, 설거지도 할 수 없지만 산들 씨네는 행복한다.

아이들을 위해 딱총나무 천연 음료를 만들고, 아내와 마실 맥주도 직접 만드는 후안호 씨는 맥주 창고 안에는 언젠가 성인이 될 딸들에게 줄 맥주도 있다.

도시의 잘 나가던 산업디자이너의 길을 접고 페냐골로사 자연공원 지킴이가 된 남편 후안호 씨의 취미는 암벽등반. 이제는 세 딸과 함께 암벽을 오르는데, 처음에는 올라가는 것조차 겁먹었던 아이가 이제는 스스로 어느 부분에 손을 얹고, 발을 내디뎌야 할지 스스로 결정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부부는 딸들이 살아가면서 만나게 될 인생의 숙제들도 당당히 풀어나가길 소망한다.

◆이제는 어엿한 작가
사람보다 양 떼가 더 자주 지나가는 외딴집. 쌍둥이를 출산하고 나자, 산들 씨에게 외로움이 찾아왔다. 고향을 떠난 짙은 외로움. 아내를 위해 남편은 열심히 인터넷을 연결했고, 산들 씨는 소소한 일상을 적어나갔다. 그것은 일상을, 자신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서서히 그녀의 우울함도 말끔히 사라졌다. 지금은 한국과 미국 한인 잡지에 글을 기고하는 어엿한 작가다.

숲 속에서 예쁜 돌을 찾고, 나무로 불 피우는 시늉을 하며 소꿉놀이를 하는 자매, 원시시대에 태어났다면 이러고 놀았을까. 아이들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자연 속에서 스스로 노는 법을 알고 성장해간다. 즐거운 시골 생활이지만, 대도시 발렌시아로 외출을 가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데 흥분지수 최고다.

드디어 발렌시아 외출하는 날. 하지만 물은 나오지 않고, 급기야 차까지 고장 나버렸다. 아이들 얼굴이 울상이 되고 만다. 그래도 그 안에서 행복을 찾은 산들 씨네 가족은 오늘도 웃는다.

‘인간극장’에서는 스페인 고산지대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산들 씨네 일상을 소개한다.

[뉴스핌 Newspim] 박지원 기자 (p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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