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산공원사거리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G80 직접 보니
16명의 전문 컨설턴트 ‘구루’, G80 과거ㆍ현재ㆍ미래 소개
[뉴스핌=김기락 기자] 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은 지난 8일 금요일 오후. 현대모터스튜디오가 자리한 서울 논현동 도산공원사거리는 한적했다. 곧 다가올 퇴근 정체를 앞둔 폭풍전야 같았다.
이곳 현대모터스튜디오 맞은편에는 BMW전시장과 대각선 건너편에 메르세데스-벤츠 전시장이 있었다. 현대자동차가 세계 명차가 모인 서울 강남 심장부에 제네시스 G80을 야심차게 선보인 순간이다.
이날부터 시행된 ‘G80 브랜드 체험관’은 제네시스 브랜드와 G80을 직접 볼 수 있는 자리다. 현대모터스튜디오 1층으로 들어가 G80을 보러왔다고 하니, 전문 컨설턴트로 보이는 이의준 씨가 곧 5층으로 안내한다.
“저를 구루(Guru)라고 불러주세요. 인도어로 스승의 뜻을 갖고 있어요. 제 설명을 편하게 들으시면 됩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구루는 16명이다. 5층에는 G80의 탄생 과정을 알 수 있는 곳이었다.
전시장 한쪽 벽면을 꽉 채운 G80 그림은 테이프로 만든 스케치 이미지다. 이 구루는 “시중에서 볼 수 있는 흔한 테이프로 G80을 그린 겁니다. G80을 디자인한 디자이너도 참여했습니다. 이렇게 만드는 데 꼬박 이틀 걸렸습니다”
테이프로 제네시스 G80을 그린 '테이프드로잉'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다<사진=김기락 기자> |
스케치 바닥 면에는 테이프의 잔재가 남아있었다. 이를 보지 않으면 테이프로 만들었다는 것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그림처럼 느껴졌다. 이틀 동안의 작업 과정은 동영상으로도 상영되고 있었다. 이와 별도로 크고 작은 스케치를 통해 G80 개발 과정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됐다.
또 나무를 깎아 만든 G80 모형자동차는 콘셉트카 HCD-14다. DH PE A(아래 사진 왼쪽)가 G80 디자인으로 최종 선택된 모델이다. 범퍼 하단 디자인에서 차이가 있다. HCD-14는 2013년 초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첫 공개된 후, ‘북미 최고의 콘셉트카’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래층은 G80의 현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현대차 디자인센터 총괄 사장인 피터 슈라이어의 사진과 함께 G80 디자이너들의 사진이 한쪽에 배치됐다. 디자이너의 수는 어림잡아 20여명 되는 것 같았다.
슈라이어 사장은 비디오를 통해 “G80은 이상적인 비율을 갖추고 있다”며 “어디에서든 사람들은 이 차가 지나갈 때 고개를 돌려 쳐다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네시스 G80 디자인의 모태가 된 HCD-14 모형이다. 사진의 왼쪽이 최종 디자인으로 채택됐다<사진=김기락 기자> |
마지막으로 3층은 G80 미래를 전시한 곳이다.
이 구루는 “G80의 미래는 하반기 출시를 앞둔 G80 스포츠”라며 “실내 인테리어를 공개할 수 없는 이유는 일부 디자인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유지하면서 보다 스포츠 모델에 어울릴 수 있도록 세부 디자인을 조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곳에 딸이 계약한 G80 외관 색깔을 봐주러 왔다는 박 모 씨(72세)는 G80에 대한 만족감을 독일 명차와 비교했다.
박 씨는 “얼마 전에 독일 모 브랜드사의 차를 딸이 계약했는데 에어컨을 틀면 앞좌석에서 찬바람이, 뒷좌석에서 뜨거운 바람이 나와 크게 실망했다”며 “이후 G80을 계약했고 차가 정말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오는 9월까지 G80 브랜드 체험관을 운영할 예정이다. G80 가이드 투어를 받으려면 현대모터스튜디어로 전화하거나 카마스터를 통해 예약하면 된다. G80은 현재 1만2000여대 계약됐다. G80 판매 가격은 4810만~7170만원이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곳 구루들이 중장년층 소비자를 대하기엔 너무 젊다는 것이다. 때로는 열정 보다 노련함이 중장년층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들의 열정이 제대로 통하지 않을까 조금은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또 체험 공간이 디자인에 치중된 탓에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한 체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자동차는 브랜드 보다 하위 개념이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더 우선되는 게 낫겠다.
전문 컨설턴트가 제네시스 G80을 고객에게 설명하고 있다<사진=김기락 기자> |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