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통폐합으로 고정비↓ 영업 강화 위해 모집수수료↑
신계약 대폭 증가 없으면 설계사 조직 이탈 위험도
[뉴스핌=김승동 기자] 메리츠화재 김용범 사장이 승부수를 던졌다. 7월부터 지역본부를 전부 없애고 지점도 절반 줄인다. 초대형 점포 도입으로 고정비를 대폭 줄이겠다는 의도다. 대신 이를 설계사 모집수수료 인상 등 영업력 확대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메리츠화재 마스코트 걱정인형<이미지=메리츠화재> |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3월 ‘지역본부→지역단→영업지점’ 3단계 체계를 ‘지역본부→영업점’ 2단계로 축소한 데 이어 이달부터 12개 지역본부를 모두 폐쇄한다. 지역본부는 본사와 영업지점 간 중간 의사전달기구 역할을 했다.
지점도 현재 221개에서 102개로 통폐합한다. 대신 초대형 지점을 구축하고 지역본부에 주었던 자율권 일부를 일임한다. 영업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지점에서 해결하라는 의미로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중간 조직을 없애 절감된 비용을 설계사 수수료 인상과 보험료 인하에 투입할 것”이라며 “영업 경쟁력과 상품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기 위한 방침”이라고 설명한다.
메리츠화재의 이 같은 전략은 메리츠종금증권의 초대형 거점점포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메리츠종금증권은 기존 본사→지역본부→영업지점으로 이어지던 3단계 조직구조를 본사→영업지점으로 단순화했다. 32개였던 점포도 거점 5개로 대형화하면서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를 대폭 줄였다. 이런 조직 슬림화를 통해 지난 2015년 메리츠종금증권은 창사 이래 최대의 실적을 달성했다. 줄인 고정비의 상당부분은 직원 성과급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 신계약 증가로 매출확대돼야 성공
메리츠화재의 초대형 점포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계약 증가에 따른 매출확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메리츠화재는 최근 장기보험에 영업역량을 집중한다. 특히 김용범 사장 취임 이후 장기보험상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험료를 낮추고 보장을 늘렸다. 이같은 전략은 원수보험료 증가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손해보험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 2015년 1~3월 메리츠화재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1조703억원 수준이지만 올해 1~3월 기준 장기보험 실적은 1조1578억원으로 약 8.75% 증가했다. 원수보험료는 보험을 처음 가입할 때 납입하는 초회보험료와 지속적으로 납입하는 계속보험료의 합이다. 따라서 신계약만 구분한다면 장기보험 증가폭은 훨씬 클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고정비를 줄여 이를 설계사 수수료로 지급한다는 계획도 난관이 많다는 게 보험업계 중론이다. 타사보다 높은 수수료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되면 다른 보험사로 이직할 수 있다는 우려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메리츠화재는 현재 보험상품을 팔아 수익을 내는 사차익 대신 매출 확대로 보험료를 더 거두고 이를 운용하는 이차익과 예정사업비와 실제사업비의 차익인 비차익을 늘리는 경영전략으로 나가고 있다”며 “승부수가 통하면 메리츠화재 전략을 벤치마킹하는 회사가 급증할 것이지만 아직 성공을 논할 시기가 아니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동 기자 (k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