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 운임 강세에도 중고·신조선가 하락
운임 바닥 조짐에 벌크선가는 오히려 상승
[뉴스핌=조인영 기자] 유조선 운임 강세에도 배값은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벌크선은 정반대의 상황을 보이며 이례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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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지난해 7월 브루나이 BGC사에 인도한 15만5000 입방미터급(㎥) 멤브레인형 LNG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현대중공업> |
6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원유나 석유제품을 운송하는 유조선(탱커) 시황은 벌크선과 컨테이너선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유조선 시황을 나타내는 BDTI(원유운송 시황지수)는 올해 평균 788포인트로 전년(821)과 비교해 보합세를 유지중이다.
반면, 중고선가는 1주일 만에 340만달러나 떨어지며 극심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발틱해운거래소에 따르면 VLCC급 탱커는 6월 말 현재 6500만달러로 전주 6840만달러 보다 337만달러(5%) 떨어졌다. 이는 2014년 2월 이후 최저치다.
다른 선종인 아프라막스급도 지난 1월 이후 한 번도 오르지 못하면서 약세를 지속중이다.
신조선가 역시 VLCC는 작년 말 9350달러에서 최근 8750달러로, 수에즈막스도 6300달러에서 5750달러로 각각 6.4%, 8.7%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선박 가격은 해운 업황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해운 운임이 상승하면 중고선가가 먼저 움직인 뒤 신조선가가 따라오고, 반대로 운임이 떨어지면 중고선가, 신조선가순으로 하락세를 나타낸다.
그러나 유조선 운임이 강세임에도 선가가 오히려 떨어지면서 이례적인 상황을 연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스팟 마켓(운임) 상승 뒤 중고선가와 신조선가가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유조선의 경우, 운임 강세에도 중고선가와 신조선가가 모두 하락했다"며 "현재 시장은 유조선 가격이 고평가됐고, 운임 강세도 지속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같은 소극적인 태도가 선가 하락으로 이어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벌크선은 운임 하락세에도 선가는 오히려 상승해 대조를 보였다.
실제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BDI지수는 올해 평균 488포인트로 작년(718)과 비교해 230포인트(32%)나 떨어졌다.
그럼에도 18만톤급 VLBC 중고선 가격(5년)은 현재 2500만달러로 전년 말과 비슷한 수준이며, 케이프사이즈와 파나막스급 모두 작년과 비슷한 1300만~1400만달러를 기록중이다.
업계는 벌크선 시황이 저점에 도달했다고 판단, 선박 투자가 서서히 일어나는 것으로 파악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벌크선 시장은 지난 2월 BDI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300선이 붕괴되는 등 사상 최악의 시기를 보내면서 올해 폐선되는 벌크선 규모도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중국 선사들이 자국 조선업계에 발주한 30척의 발레막스를 제외하면 올해 발주된 벌크선은 5척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시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폐선량 증가는 만성적인 벌크선의 공급과잉 우려를 누그러트리고 있는데다 극심한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조선소들에 대한 구조조정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며 "브렉시트로 인한 유럽 금융시장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벌크선 시황은 완만한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인식이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