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영국을 제외한 유럽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안도 랠리가 일단락,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공포가 다시 주가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다만 영국 증시는 상승했다. 영란은행(BOE)이 은행권 자본완충비율을 0%로 하향, 가계와 기업의 유동성 공급 확대에 나서면서 주가에 버팀목을 제공했다.
영국 파운드 <사진=블룸버그> |
5일(현지시각) 스톡스 유럽 600 지수가 5.61포인트(1.70%) 떨어진 324.17에 마감했고, 독일 DAX 지수 역시 176.48포인트(1.82%) 급락한 9532.61을 나타냈다.
프랑스 CAC40 지수도 전날보다 71.44포인트(1.69%) 내린 4163.42에 거래를 마쳤고, 영국 FTSE100 지수는 23.11포인트(0.35%) 완만하게 오르며 6545.37을 기록했다.
파운드화는 가파르게 떨어졌다. 영국 경제 침체 리스크에 대한 우려와 BOE의 부양책 기대가 맞물리면서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대해 장중 2% 이상 급락, 파운드/달러 환율이 1.3001달러까지 밀렸다.
일부 이코노미스트가 연말 파운드/달러 환율의 패러티 가능성을 제시한 가운데 이날 파운드화는 31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영국 증시는 BOE가 은행권 자본완충비율을 0.5%에서 0%로 하향 조정한 데 따라 상승 탄력을 유지했다.
이번 조치를 통해 가계와 기업으로 1500억파운드(1990억달러)의 추가적인 대출 여력이 마련될 것으로 BOE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과 서비스업 등 실물경기 곳곳이 이미 급랭 조짐을 보이고 있어 유동성 공급을 통한 경기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장조사 업체 마킷에 따르면 6월 영국 서비스업 경기가 크게 후퇴했다.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3으로 하락해 38개월래 최저치로 밀렸고, 기업 신뢰는 3년6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마킷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제조업과 건설업, 서비스업 동향을 근거로 볼 때 성장률이 0.2%로 후퇴한 것으로 파악됐고, 3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섹터별로는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은행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이탈리아 은행의 부실 여신이 17%에 이르고, 브렉시트가 금융위기를 촉발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면서 관련 종목의 주가를 강타했다.
이탈리아 은행 방카 몬테가 19% 이상 폭락했고, 스위스의 UBS 역시 3.9% 떨어졌다. 반면 유니크레딧은 골드만 삭스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높인 데 따라 1% 이내로 상승했다.
이 밖에 영국 부동산 펀드의 자금 상환을 동결한 자산운용사 스탠더드 라이프와 아비바가 각각 5%와 4% 선에서 하락했다.
부동산 경기 한파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영국 주택 건설업체 퍼시몬이 7% 급락했고, 주요 자동차 종목도 3% 내외로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