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명배우 앨런 릭먼의 유작이자 드론의 시점에서 펼쳐지는 색다른 전쟁 스릴러 '아이 인 더 스카이'가 객석과 만난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영화 '아이 인 더 스카이'는 자살폭탄테러를 막기 위해 상공에 무인항공기를 띄워놓은 영국과 미국, 그리고 케냐의 합동작전을 그렸다.
'위플래쉬' '스포트라이트' 제작진과 배우 콜린 퍼스가 제작을 맡아 주목 받은 '아이 인 더 스카이'는 전쟁으로 인한 희생의 경중을 과연 우리가 따질 수 있는지 질문한다. 더불어 전쟁이 과연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할 수 있는지, 생명에 감히 가치를 매길 수 있는지 깊이 생각하게 한다.
'아이 인 더 스카이'는 무고한 인명을 대량살상할 자살폭탄 테러리스트를 막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인물들의 시각차를 담았다. 오랜 기간 추적한 테러리스트를 곧바로 끝장내려는 파월 대령(헬렌 미렌)과 정치적 이익을 고려하느라 그를 막아서는 위정자들의 첨예한 대립이 객석을 숨죽이게 한다.
영화는 오직 캐릭터들의 대화와 채팅만으로도 묵직한 스릴을 선사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여기에 드론과 전략 첩보로봇의 시야에 잡힌 긴박한 화면을 더해 전쟁영화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아이 인 더 스카이'의 스릴은 아찔한 액션 혹은 자동차 추격신만큼 숨가쁘다. 테러리스트를 사살하는 과정에서 자칫 벌어질 민간인 희생을 두려워해 책임을 전가하는 정치인들의 빤한 수싸움에선 웃음도 터진다. 물론 보는 이에 따라 고구마를 상자째 먹는 답답함을 토로할 수도 있겠지만.
뭣보다 이 영화의 가치는 배우들의 열연에서 비롯됐다. 워낙 연기 잘하기로 유명한 헬렌 미렌과 앨런 릭먼이 참여했으니 캐릭터들의 조합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캡틴 필립스'(2013)에서 주연을 따냈던 소말리아 출신 바크하드 압디의 존재감도 점점 성장하는 기분이다. 첨단 첩보장비, 즉 무인항공기와 새, 딱정벌레를 닮은 첩보로봇의 시각으로 전달되는 분쟁지역의 생생함도 빼놓을 수 없는 영화의 장점이다.
'아이 인 더 스카이'는 선뜻 주변에 권할 영화로 손색없는 재미와 몰입을 보장한다. 헬렌 미렌과 비겁한 정치가들, 그리고 사실상 살상무기를 움직이는 드론 파일럿 사이를 조율하는 앨런 릭먼의 연기를 보노라면 이제 그가 세상에 없단 생각에 서글퍼진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사진=판씨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