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밟아도 복합 공인 연비는 넘기는 '효율성'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화에서 나오는 강력한 힘도 인상적
[뉴스핌=이성웅 기자] 렉서스 NX300h의 첫 인상은 강렬했다.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치고는 큰 차체와 최근 렉서스의 패밀리 룩으로 자리 잡고 있는 날카로운 형상의 헤드램프가 기존 하이브리드차가 갖고 있는 '착한' 이미지를 거부하는 듯 느껴졌다.
문을 열고 안전띠를 매자, 사전에 설정해놓은 대로 시트와 운전대가 움직였다. 시동 버튼을 눌러도 어떠한 소음도 들리지 않았다. 시동 시 엔진이 켜지지 않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특성이다.
내비게이션을 익숙하게 다루기까지 한동안 시간이 걸렸다. 터치스크린 방식이 아닌 노트북 컴퓨터의 터치패드와 같은 컨트롤러를 조작해 목적지를 설정해야하기 때문이다. 직관적이진 않았지만 화살표가 메뉴를 옮길 때마다 진동이 발생해 '손맛'이 느껴졌다.
주행성능은 총 2종류로 나눠서 시험했다. 먼저 서울시청에서 자택까지 약 30km의 거리를 주행했다. 금요일 퇴근길이라는 특성상 시내도로는 정체의 연속이었다. 하이브리드차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기도 했다.
시속 50km 이하에서는 거의 엔진을 사용하지 않고 전기 모드로만 주행했다. 출발 직전 리셋 시켜놓은 연비는 순식간에 공인연비인 12.6km/ℓ를 넘어 15km/ℓ를 가리키고 있었다. 잠시 차량을 세웠다가 동승자를 태웠을 때 "시동이 켜있는지 몰랐다" 할 정도로 전기차 모드에서 정숙성도 뛰어났다.
다만 전기차 모드에서 초반 가속이 생각만큼 나와 주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조금 세게 가속 페달을 밟으면 바로 엔진의 개입이 들어오기 때문에 조심스레 가속하다 보니 신호정지 후 출발 때는 뒤차의 눈치가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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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NX300h <사진=한국토요타자동차> |
고속 주행 성능은 왕복 380km의 서울-속초 경로에서 시험해볼 수 있었다. 속초로 갈 때는 연비에 신경 쓰지 않고 일반 모드와 스포츠 모드를 번갈아 사용하며 주행성능에 집중했다.
NX300h는 고속도로에서 더 발군의 성능을 발휘했다. NX300h는 2.5ℓ 직렬 4기통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199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오르막길과 고속주행에서도 전혀 힘이 달린다는 느낌이 없었다. 모터의 힘이 부족할 때면 어김없이 엔진이 뒤를 받쳐줬다.
연비도 시내 정체 구간을 지날 때보다 우수했다. 속초에 근접했을 때 가다 서다를 반복해 연비가 약간 떨어졌지만 고속도로만 놓고 보면 19km/ℓ 이상의 연비를 보여줬다. 특히 고속주행 중 가속 페달에서 힘을 뺐을 때 회생제동으로 하이브리드 배터리가 충전되는 덕에 배터리가 모두 소진될 염려가 없었다.
국내 도로 중 극악의 커브길로 유명한 '미시령 옛길'에서도 NX300h는 우수한 조향성능을 발휘했다. NX300h에는 모터를 이용한 4륜구동 시스템인 'E-Four'가 적용돼 있다. 급격한 코너에서는 4륜 구동이 작동했기 때문에 무리 없이 코너를 탈출할 수 있었다.
시승을 마칠 때까지 NX300h로 주행한 거리는 약 500km. 연료가 가득 찬 상태에서 시작해 주유는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연비와 성능, 두마리 토끼를 충분히 확보한 차라는 감상이 들었다.
NX300h는 올해 1월 일반 하이브리드차로 지정되면서 가격도 지난해보다 최대 200만원 저렴해졌다. 판매 가격은 슈프림 5490만원, 이그제큐티브 6180만원이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