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선수 연상되는 순발력, 변속기 개선..고속 주행감 빼어나
[뉴스핌=송주오 기자] 쉐보레 신형 말리부가 중형차 시장의 태풍을 몰고 왔다. 사전계약을 시작한지 사흘만에 6000대를 넘어서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신형 말리부의 인기는 완전 변경 모델에 따른 신차효과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전 세대 말리부에 대한 혹평이 있었기 때문. 특히 '보령미션'으로 불리는 변속 타이밍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신형 말리부는 이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쓴 티가 역력했다.
지난 3일 신형 말리부를 서울 광장동 W호텔에서 경기도 양평의 중미산 천문대까지 약 60㎞ 구간을 시승했다. 시승 모델은 2.0 터보 LTZ(최고급형).
신형 말리부는 내외부의 큰 변화를 가져왔지만 무엇보다도 넓어진 실내 공간이 특징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신형 말리부는 기존 모델대비 휠베이스를 93mm, 레그룸을 33mm 늘렸다. 178cm의 기자가 뒷좌석에 탑승해보니 헤드룸과 레그룸의 넉넉함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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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말리부가 사전계약 사흘만에 6000대를 넘어서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사진=한국지엠> |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 터보엔진 특유의 소음을 기대했지만 실내는 고요했다. 가속 페달을 밟으며 도로에 진입했다. 이날 강풍과 폭우가 동반돼 도로가 미끄러웠지만 신형 말리부는 흔들림이 없었다.
점차 가속페달에 힘을 주며 속도를 높여나갔다. 신형 말리부는 기존 모델 대비 130kg 감량에 성공했다. 초고장력 강판 사용을 늘리고 진보한 차체 설계 기술을 적용한 결과다. 무게가 가벼워지니 치고 나가는 움직임도 경쾌해졌다. 기존 말리부에서 느껴졌던 둔탁함은 사라지고 100m 육상선수처럼 움직였다.
여기에 최고출력 253마력/5300rpm, 최대토크 36.0kg·m/2000-5000rpm의 2.0ℓ 터보엔진이 안정적으로 힘을 내면서 빠르게 속도계가 올라갔다. 터보엔진과 결합된 6단 자동변속기는 적절한 순간에 변속을 이뤄내면서 경쾌한 움직임을 완성시켰다. 특히 6단 변속기는 악명(?)높은 보령미션. 신형 말리부에서 보령미션은 그간의 오명에서 벗어나기에 충분한 감각을 지니고 있었다.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아우디 등 프리미엄 독일 디젤 차량의 질주 감각을 보여주는 듯 했다.
물론 터보랙(터보 작동이 지연되는 현상)은 존재한다. 순간적으로 가속페달을 있는 힘껏 밟으면 2초 정도 웅크려 들었다가 튀어나간다. 하지만 이 기다림이 주행의 스트레스로, 품질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코너 구간은 신형 말리부의 놀이터와 같았다. 중미산 천문대 근처에 있는 와인딩 구간에서 신형 말리부는 흔들림 없이 수평 감각을 유지하며 좌우로 움직였다. 헤어핀과 유사한 구간에서도 물 만난 물고기 마냥 자연스럽게 도로를 탄다. 이런 와중에도 운전자의 쏠림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게 인상적이다.
다만, 수동 변속 모드에서 손가락으로 변속레버의 버튼을 누르는 토글 방식은 적응하기 힘들었다. 주행 중 자동모드에서 수동모드로의 전환도 불편하지만 방식 자체의 어색함이 컸다.
신나게 신형 말리부를 즐기고 난 뒤 트립에 찍힌 연비는 8.4km/ℓ이다. 공인 연비 10.8km/ℓ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평소보다 과격하게 운전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나왔다.
신형 말리부 판매 가격은 2310만~3180만원으로 구형 말리부보다 최저가격 기준 104만원 저렴하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