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i30ㆍ쉐보레 아베오ㆍ르노삼성 QM5ㆍ쌍용차 체어맨 등 순위권에 이름 올려
현대·기아차는 내수 부진 모델이 해외선 '효자'
[뉴스핌=이성웅 기자] 국내 완성차 5사가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와 신차 효과 등에 힘입어 상반기 내수 실적이 올랐으나 여전히 판매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차종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 i30, 기아자동차 쏘울, 한국지엠 아베오, 르노삼성자동차 QM5, 쌍용자동차 체어맨 등 10종의 차량이 매달 300대도 안 되는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2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생산·판매된 차량 중 가장 적은 판매량을 보인 것은 348대가 팔린 현대차 벨로스터로 나타났다. 월 평균 70대가 팔린 셈이다.
현대차는 또 i30과 i40 등 이른바 PYL 라인업이 판매 하위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i30과 i40은 지난 5월까지 각각 888대, 779대가 팔렸다. 이 가운데 신형 i30는 연말 출시될 예정이다.
기아차 차량 중에서는 쏘울(누적 863대)과 카렌스(누적 1072대)가 순위권에 들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 차량들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30는 지난 2007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180만대에 달한다. 쏘울 역시 미국에서 지난해 10만대 가까이 팔리며 기아차 모델 중 전체 판매 7위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벨로스터는 소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i시리즈’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개발되다 보니 내수 시장에서 인기가 떨어지기 마련이다"라며 "국내에서 부진한 차량 대부분이 해외에서는 인기리에 판매되다 보니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차종들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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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의 최고급 세단인 체어맨은 벨로스터에 이어 판매 하위 2위를 기록했다. 체어맨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450대로 월 평균 90대가 팔렸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지속된 체어맨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V8 모델에 대해 1000만원을 할인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제네시스 브랜드도 출범하고 수입 브랜드들의 프리미엄 세단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경쟁에서 밀린 것 같다"며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프로모션 등 마케팅 활동을 펼칠 것이며 향후 모델 변경도 계획 중이다"라고 전했다.
판매 하위 3위로는 르노삼성차의 QM5가 꼽혔다. QM5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524대를 기록했다. 월 평균 판매량은 105대 수준이다.
르노삼성차는 QM5의 판매 부진을 QM6에 대한 기대감으로 해석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올 9월 QM6의 출시가 예정돼 있는 만큼 판매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향후 QM6 출시에 맞춰 생산이 중단되는 만큼 그전까지 최대한 많은 양을 판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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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내수시장에서 부진했던 차량들. 위에서부터 쌍용차 체어맨, 르노삼성차 QM5, 한국지엠 쉐보레 아베오 <사진=각 제조사> |
QM5의 뒤는 한국지엠의 쉐보레 아베오가 이었다. 아베오는 5월까지 578대, 월 평균 116대가 팔렸다.
아베오의 판매 부진은 내수 시장의 전반적인 소형차 인기하락 현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국내 소형차 판매량은 1만8000대 수준으로 전체 판매 비중의 1.2%를 차지했다.
신차임에도 판매량이 주저앉는 경우도 있다. 중형 SUV인 캡티바도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총 849대가 팔려 6위를 기록했다. 캡티바가 속한 중형 SUV는 이른바 '잘 팔리는' 차급이다.
단적으로 현대차 싼타페, 기아차 쏘렌토 등이 월 6000대 이상씩 팔리고 있다. 그러나 캡티바는 올해 초 부분변경을 거쳤음에도 타사 SUV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추세다.
이로 인해 한국지엠은 최근 11차 노사 임금단체협상에서 낮은 사업성을 사유로 내년 출시될 신형 캡티바는 수입·판매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아베오의 부진은 경차와 준중형차 사이에서 국내 소형차 시장 자체가 축소됐기 때문이다"라며 "경쟁차종인 현대차 엑센트와 기아차 프라이드도 판매량이 부진하긴 마찬가지다"라고 원인을 밝혔다.
그는 다만 캡티바의 부진에 대해 언급을 꺼렸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