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 인수 쇼크…계열사 적자 속 스토어즈 이자부담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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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필성 기자] 홈플러스그룹이 지난해 전반적인 실적 악화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감소에 직격탄을 맞아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 특히 지난해 10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에도 악화된 실적이 회복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홈플러스의 어깨는 무겁다.
16일 관련업계와 홈플러스 등에 따르면 대형마트 사업을 하는 홈플러스와 홈플러스스토어즈(옛 홈플러스테스코)는 지난해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2월 결산법인인 홈플러스는 지난해 매출이 6조74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고 영업손실 1490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순손실은 전년보다 소폭 감소한 2903억원을 기록했다.
홈플러스의 영업적자는 2001년 이후 14년만이다. 특히 지금까지 홈플러스 관계사가 이자 부담과 소비 감소로 적자를 내는 과정에서도 홀로 수익을 내왔기에 업계의 관심이 높다.
최근 대형마트 업계는 수익성이 줄어들며 일제히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지만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한 롯데마트마저도 국내에서는 87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바 있다. 이마트는 전년 보다는 감소했지만 지난해 503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대형마트 시장 2위인 홈플러스만 유독 대규모 적자를 낸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홈플러스의 계열사도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부터 2월 결산 법인으로 변경된 홈플러스스토어즈도 올해 1~2월 두달 간 매출 2400억원, 영업손실 131억원, 순손실 130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1월~12월)에는 매출 1조4608억원, 영업손실 1003억원, 순손실 234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8.8%, 영업손실은 소폭 줄어든 규모다. 홈플러스스토어즈는 홈플러스의 점포 33개를 보유한 법인이다.
지주회사역할을 하게 된 2월 결산법인 홈플러스홀딩스(옛 홈플러스베이커리) 역시 지난해 매출 967억원, 영업손실 146억원으로 매출 감소와 함께 적자폭이 크게 늘었다.
홈플러스그룹의 주력인 3개 계열사가 지난해 모두 적자를 보는 헛장사를 한 셈이다.
홈플러스 측은 일회성 적자 요인이 컸다고 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충격이 컸고, 매각 과정에서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다”며 “이 외에 위로금과 신선식품 관련 투자 등이 영업 손실의 이유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홈플러스의 경우 매출이익이 전년보다 2412억원 감소한 상황에서 판매관리비가 1022억원 늘어나며 적자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홈플러스는 급료와 수당이 35.4%, 복리후생비는 44.5% 증가했다.
하지만 홈플러스스토어즈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홈플러스스토어즈는 지난 1, 2월에 이자비용으로 261억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1년간의 이자비용 332억원의 78.8%를 두 달 사이에 지불한 것이다. 단순 계산대로라면 이 회사는 올해 이자비용으로만 1500억원 이상을 지출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홈플러스스토어즈의 이자비용이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10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비용 7조2000억원 중 4조3000억원을 금융권에서 인수 금융으로 조달했기 때문이다.
이중 홈플러스스토어즈가 부담한 차입금은 3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의 두 배에 달하는 빚을 진 것이다.
이 과정에 홈플러스스토어즈는 자회사인 홈플러스의 지분 82.0%를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한 상황이다. 여기에 홈플러스스토어즈는 올 초 홈플러스로부터 1300억원을 빌려, 총 1800억원을 단기차입금으로 빚지고 있다.
홈플러스스토어즈의 이자 부담은 고스란히 홈플러스홀딩스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홈플러스홀딩스는 지난해 자회사인 홈플러스스토어즈 지분법평가손실 2119억원을 반영하며 229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인수가격이 적정했는가는 차치하더라도 그중 3조원이 넘는 부채 부담을 홈플러스스토어즈에 부담시킨 탓에 이자 부담은 앞으로도 적잖은 고민이 될 것”이라며 “홈플러스마저 이렇다 할 성장동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MBK파트너스에서는 홈플러스 인수 당시 2년간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투자계획은 나오지 않는 상황.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이 1조원이 홈플러스스토어즈의 부채 상환이 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올해도 이자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영국 테스코에 더 이상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는 만큼 상쇄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올해는 일회성 지출 요인이 사라지고 실적이 개선돼 홈플러스의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