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선가지수 127…2013년 6월 이후 최저치
컨테이너선 해체량 작년 수준 초과…해운도 불황 심화
[뉴스핌=조인영 기자] 선박 발주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배값도 최저치로 떨어졌다.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한 9000TEU급 컨테이너선 'UASC 움카스르'호의 시운전 장면. <사진=현대중공업> |
16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Clarkson Research)에 따르면 6월 둘째주 현재 신조선가지수는 127포인트로 한달 새 2포인트 하락하며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6월(127포인트) 이후 3년 만이다.
선종별로 살펴보면 초대형유조선인 VLCC 가격은 지난달 9050만달러에서 이달 들어 8900만달러로 1.7% 떨어졌고 벌크선(케이프사이즈)도 4450만달러에서 4300만달러로 3.5% 하락했다.
컨테이너선(1만3000TEU급)의 경우, 지난달 1억1300만달러 보다 1.3% 내린 1억1150만달러였다.
선박 가격이 하락한 것은 발주가 급감한 탓이다. 실제로 5월 말 현재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498만CGT(155척)로 전년 동기 1397만CGT(584척)의 3분의 1수준으로 대폭 축소됐다.
특히, 5월 한 달 발주량은 106만CGT(38척)으로 4월 150만CGT(33척)의 3분의 2 수준에 그쳤다.
발주량이 줄어들면서 수주잔고도 감소세다. 5월 말 기준 글로벌 수주잔량은 1억135만CGT로 전월인 1억296만CGT 보다 161CGT(12.4%)줄었다.
신조선가 하락이 조선사들의 저가수주를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클락슨은 "올해 들어 56개 조선소만 건조 계약을 체결했고, 약 140개 조선소들이 올해 말까지 수주잔고를 인도할 예정"며 "신조선가 하락 압력으로 조선사들의 신규수주 확보를 위한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출혈경쟁 가능성을 시사했다.
해체선 시장 역시 올해 컨테이너선 해체량만 330만DWT로 작년(280만DWT) 수준을 훌쩍 넘어서며 해운업계의 극심한 부진을 나타내고 있다. 벌크선 역시 케이프사이즈와 파나막스, 핸디막스 등 대다수 선종에서 작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폐선 규모는 작년 보다 36.2% 늘어난 5300DWT를 기록할 전망이다. 폐선량이 5000만DWT를 넘어선 것은 2012년(5840만DWT) 이후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벌크선에 이어 컨테이너선 시황도 부진을 면치 못함에 따라 선박 발주는 급감한 반면 폐선량은 연말까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폐선량 급증으로 만성적인 공급과잉 우려가 일부 해소되고 선박가격도 10여 년간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지금이 선박 발주의 적기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그리스에서 열린 포시도니아(Posidonia)를 기점으로 일부 선사들이 선박 발주를 재개했는데, 이는 선박가격이 바닥을 치는 시점이 언제가 될 것인지를 고민하는 선사들에게 하나의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현재가 바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하면 선박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발주를 단행하려는 선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