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조사 결과.. 산은 출신 CFO 모든 안건 ‘찬성’, 수은도 성동조선 관리 부실
[뉴스핌=송의준 기자]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재무상태 분석을 하지 않아 경영 부실에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한 것으로 감사원 조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15일 2015년 10~12월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공기관 출자회사 관리실태를 점검해 모두 31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감사원 <사진=뉴시스> |
이번 조사 결과 산은은 2013년 2월 이후 대우조선해양이 분식회계 적발을 위해 구축한 ‘재무이상치 분석시스템’을 통한 재무상태 분석 대상에 포함돼 있는데도 이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감사 시 이 시스템을 통해 대우조선의 2013~2014년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재무자료 신뢰성이 극히 의심되는 수준인 ‘최고위험등급 5등급’으로 확인됐다.
결국, 시스템만 가동했다면 대우조선의 재무상태를 사전에 파악해 경영부실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어할 수 있었음에도 기회를 놓쳤다는 의미다.
또 2011년 11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나온 지적에 따라 대우조선에 대한 경영컨설팅을 실시하고도 상근감사위원제도 도입 등 감사기능 강화, ‘수주 사전심의기구’ 신설 및 운영 등에 대한 이행점검도 소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해양플랜트 사업에 대한 내부통제와 사전심의가 제대로 실시되지 못했고, 2012년 5월~2014년 11월 수중한 해양플랜트 계약 13건 중 12건은 수주심의위원회의 사전 심의 없이 수주돼 이 중 11건에서 모두 1조3000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무분별한 자회사 설립과 인수 등 통제도 미흡했다.
대우조선은 철저한 타당성 조사 없이 조선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자회사(전체 32개 중 17개)에 투자해 9021억원 손실이 났고, 플로팅호텔 등 5개 사업은 이사회 보고와 의결 절차를 누락하거나 사실과 다르게 보고까지 하면서 투자를 추진해 3216억원의 손실로 이어졌다.
이 와중에 대우조선 산은 퇴직자 출신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은 이사회에 참석하면서도 모든 안건에 찬성하는 등 무분별한 투자에 대한 통제가 미흡했다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이다.
감사원은 또 2015년 상반기 대규모 영업손실 발생 이후 경영관리단을 통해 직접 자금관리와 통제를 실시하면서도 지난해 9월 대우조선이 성과성 상여금 성격의 항목이 포함된 격려금 지급에 대해 합의를 요청하자 전 산업은행 회장 등 3명이 부당하다고 판단했음에도 별도 조치 없이 경영관리단이 그대로 합의하도록 하는 등 관리·감독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2012년도 대우조선에 대한 경영실적 평가 시 회사가 사실과 다르게 제출한 실적자료를 그대로 인정·평가해 임원성과급 35억원을 지급했고 경영개선계획 제출 의무도 회피했다고 덧붙였다.
수출입은행의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관리부실도 드러났다.
최소조업 유지 물량(2013년 22척)만 적자수주하고 강력한 인적·물적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도 적자수주 물량을 과도하게 허용(2013년 44척)해 영업손실액이 588억원 증가했다.
또 성동조선이 적자수주 승인기준이 되는 신규 선박의 건조원가를 실제보다 낮춰 승인을 신청했음에도 검토를 소홀히 해 1억4300만달러의 영업손실이 가중되기도 했다.
감사원은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따라 산업은행에는 대우조선 회계처리 적정성 점검, 경영실적평가 등을 태만히 한 관련자에 대해 문책 등을 요구하고 대우조선 경영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또 출자전환기업 경영정상화 단계별 관리방안과 경영관리단 운영 관련 비용부담 기준 등을 마련하도록 하고, 경영관리단 업무추진비 등의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요구했다. 워크아웃 기업의 자회사 매각 승인업무를 소홀히 한 경영관리단장 등에 대해선 문책 등을 요구했다.
수출입은행에는 성동조선 수주관리와 승인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에 대해 문책요구했다.
아울러 금융위원장과 기획재정부 장관에게는 대우조선 격려금 지급과 성동조선 수주관리 등에 대한 관리를 태만히 한 산은, 수은 경영진 5명의 비위내용을 인사자료로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송의준 기자 (mymind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