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개선 시급' 협상 초기보다 2천억 낮춰…이란 철강사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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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전민준 기자] 동부제철 채권단과 이란 철강사간 전기로 매각 협상이 속도를 내고 있다. 매각금액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면서 거래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금융‧철강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동부제철 채권단은 최근 이란 철강 반제품 생산업체에 당진공장 전기로 매각금액으로 약 4000억원을 제시하고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동부제철이 처음 제시한 6000억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당진공장 열연 전기로는 대표적 부실자산으로 보유기간이 길어지면 이득될 것이 없다"며 "당장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금액이 다소 낮아져도 협상을 성사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제철의 올 1분기 자본금은 1582억원, 자본총계 1799억원, 부채총계 2조6257억원 등으로 자산총계는 2조8056억원이다. 부채비율은 1459.5%에 이른다.
매각 금액에 대한 윤곽은 나왔지만 인수자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단 철강업계에서는 이란 Khouzestan(KSC)을 유력후보로 꼽고 있다. 전기로 보강으로 생산능력 증대를 밝힌 KSC가 동부제철 전기로를 그냥 지나칠 리 없다는 것. 특히 이란에서는 전기로 열연의 원재료인 직접환원철(DRI)이 대량 생산되고 있다는 점도 KSC의 인수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KSC는 현지에서 소재 조달이 가능해 전기로 가동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동부제철 전기로는 신식인 데다 품질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철광석 및 석탄의 가격 변동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동부제철 전기로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야심작이다. 독자적인 쇳물 공급을 확보해 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는 목적으로 1조2000억원을 투자해, 2009년부터 당진공장에서 연산 300만t 규모의 전기로 가동을 시작했다. 전기로는 고철(철스크랩)을 전기열로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설비로, 석탄을 원료로 열을 가해 조강을 생산하는 고로와 다르다.
하지만 전기로를 도입한 이후 전기로 열연강판 가격이 예상보다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도입한지 5년 만에 가동 중단했다. 동부제철 채권단은 지난 3월 전기로 매각을 결정한 뒤 이란‧태국 등지에 매각을 추진해 왔다.
업계에서는 동부제철이 전기로를 매각할 경우 자금을 마련하는데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9일 동부제철 채권단은 2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 있다. 출자전환에 의한 자금개선이 목적이었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이란 철강사와 협상이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전기로 매각은 채권단 출자전환 및 철강 업황 개선에 이어 자사 재무구조 개선에 큰 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