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B3가 앞서고 美 정부 지원사격…한국은 정부 주도
[미국 샌프란시스코=뉴스핌 한태희 기자] 정부가 바이오 강국과 스타트업(창업기업)·벤처기업 활성화란 두 마리 토끼를 쫓는 가운데 미국의 큐비3(QB3)는 참고할 말한 성공 사례로 꼽힌다.
대학이 바이오 창업기업을 발굴하는 등 민간에서 바이오 산업 주춧돌을 쌓고 있어서다. 바이오 육성책이 보건복지부와 중소기업청 등 부처별로 나뉘어 제각각 나오는 국내에서 큐비3와 같은 시스템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다.
1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큐비3는 바이오 창업기업 조력자로 통한다.
큐비3가 여느 창업지원기관과 구별되는 지점은 대학이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큐비3는 UC버클리를 포함한 캘리포니아 3개 주립대가 공동으로 운영한다. 상업성이 보이는 연구를 찾아내는 게 주 역할이다.
카스파 모스만 큐비3 마케팅 디렉터는 "회사들이 성장할 수 있게 다방면 투자하고 공간은 심사를 해서 지원한다"며 "기술도 정말 성공적으로 발전할 기술이냐를 가린다"고 설명했다.
연구한 내용이 상업화까지 이어지려면 투자를 계속 받아야 한다. 이때 큐비3가 든든한 지원자가 된다. 창업기업과 투자자를 연결시켜주는 중요한 역할까지 떠맡는 것. 이를 위해 1년에 두번 '데모데이'란 이벤트를 연다. 창업자가 자기 기술을 발표하는 자리다.
미국 사우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QB3' 내 벤처기업 사무 공간 모습 / <사진=한태희 기자> |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정부와 창업기업을 연결하는 중간 고리 역할도 한다. 큐비3 연구자금 대부분은 정부에서 나온다. 벤처캐피탈과 정부로부터 받은 6억달러(약 7039억원)로 바이오 창업기업을 지원한다.
국내에서 이와 같은 모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 대학 중심으로 산·학 협력단이 있다. 다만 체계적인 지원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양재혁 한국바이오협회 실장은 "큐비3는 필드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자문위원으로 참여해 바이오 창업기업을 지원하지만 국내 산·학 협력은 IT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민간 중심의 지원 체계가 없다보니 국내 바이오산업은 정부에 의존한다. 하지만 부처간 중복 지원과 예산 낭비 등 효율성이 떨어진다. 정부가 바이오특별위원회를 꾸리고 교통정리에 나섰지만 갈 길은 멀다는 지적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산업생태계가 필요한데 국내에선 아직 없다"며 "기업이 자발적으로 움직일 때 성과를 낸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바이오헬스 산업에 집중 투자해 내년까지 바이오 세계 7대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