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 "북, 언제든 추가 핵실험 가능…동향 예의주시"
[뉴스핌=이영태 기자] 북한이 영변 핵단지 5㎿급 원자로에 사용한 핵연료에서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재처리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미국 국무부 고위관리를 인용해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 2월 영변 핵단지 모습(왼쪽)과 영변 핵단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사진=뉴시스> |
익명을 요구한 고위관리는 북한이 영변 원자로에서 "사용 후 핵연료를 빼내 식힌 다음 재처리시설로 옮기는 작업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아마노 유키야(天野之彌) 사무총장이 전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정례이사회 기자회견에서 위성사진 등을 근거로 북한이 영변에서 재처리 시설을 다시 가동했을 수 있다고 말한 지 하루 뒤에 나왔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우리는 지상에서 (영변 핵시설을) 관측할 수 없어 오직 위성 자료를 근거로만 판단했기 때문에 확신할 수는 없다"면서도 "우리가 확보한 북한의 5MW급 원자로 활동, 농축 시설 확장, 플루토늄 재처리와 연관된 활동 등에 관한 자료 등이 이를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 재개가 국제사회의 제재에 맞서 핵무기를 계속 개발할 계획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북한은 6자회담에서 이뤄진 2007년 2·13 합의와 10·3 합의에 따라 2007년 흑연감속로인 5MW 원자로를 폐쇄·봉인한 뒤 이듬해 6월 냉각탑까지 폭파했으나, '경제·핵 병진노선'을 채택한 직후인 2013년 4월 2일 5MW 원자로를 재정비·재가동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북한전문매체 38노스나 정책연구기관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같은 미국 기관들은 올해 들어 영변에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위한 것으로 보이는 의심스러운 활동들이 포착됐다고 여러 차례 지적했다.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 2월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3차 핵실험 후인 2013년에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과 흑연감속 플루토늄 생산 원자로(5MW 원자로)를 포함한 핵시설의 재정비·재가동을 발표했는데 북한은 실제 영변의 농축 시설을 확장하고 플루토늄 생산 원자로를 재가동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클래퍼는 "(북한이) 수주 또는 수개월 내에 5MW 원자로의 사용후 연료에서 플루토늄 추출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5㎿급 원자로가 완전히 가동되면 북한은 이 원자로의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매년 핵무기 2개 분량에 해당하는 약 6㎏의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플루토늄 추출 재처리 활동을 재개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와 관련, 8일 "북한은 언제든 추가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영변 핵시설의 특별한 움직임은 관측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은 언제든 지도부의 결심만 있으면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뉴시스가 전했다.
군 관계자는 다만 "영변 핵단지의 특별한 움직임은 관측되지 않고 있다"며 "북측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