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패스트 팔로워'론 한계 있어
[뉴스핌=한태희 기자] 바이오산업에 힘을 쏟는 삼성이 '퀀텀점프'를 하려면 신약 개발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평가다. 바이오의약품 특허가 끝나면 재빨리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내놓거나 이를 대량 생산하는 구조로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3일 바이오·제약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바이오 사업이 수직 상승하려면 글로벌 신약은 필수다. 수많은 경쟁사를 따돌리려면 비장의 무기인 신약이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에서 바이오 의약품 개발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책임지고 있다. 다만 현재까진 독자적인 신약 개발이 아닌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 단계다.
이렇다 보니 경쟁은 불가피하다. 특허가 끝난 바이오 오리지널약과 비슷한 바이오시밀러를 내놓기 위해 수많은 업체가 달려드는 것.
실제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곳곳에서 셀트리온과 경쟁 중이다.
오리지널 '레미케이드'을 놓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렉플렉시스'를, 셀트리온은 '램시마'를 내놨다.
또 다른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오리지널 '엔브렐'과 '휴미라' 또한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경쟁하는 품목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장암(아바스틴), 유방암(허셉틴) 등 두 회사는 비슷한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또한 신약을 개발하는 것 만큼 어렵다"면서도 "독자적인 바이오 신약 없이 바이오시밀러에 의존하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도약을 위해선 바이오·제약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신약은 속도전으로 밀어부칠 분야가 아니라는 것. '패스트 팔로워'란 전략도 버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삼성 간판인 삼성전자는 매년 신제품을 내놓는다. 선두 기업에 뒤지더라도 재빨리 쫓아가는 방식이다.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자 삼성전자는 옴니아로 따로 붙었다. 이후 갤럭시 시리즈를 내놓으며 애플과 경쟁하고 있다.
이 방식을 바이오산업에도 고스란히 이식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도 결국은 오리지널을 재빨리 쫓아가 시장에 먼저 내놓는 '속도 싸움'이란 얘기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신약 개발은 바늘 구멍을 뚫는 것만큼 어렵고 실패의 연속"이라며 "프로젝트가 실패해도 이해하는 있는 분위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약 산업은 '빨리빨리' 식으로 접근해선 안 되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