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성중공업 5조원대 자구안 승인, 구조조정 본격화
[뉴스핌=한기진 기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주채권은행에 제시한 자구안을 동시에 승인받으면서 조선업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진다. 빅2 조선사는 자산매각과 인건비 절감 등으로 5조원 가량을 마련키로 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018년까지 총 3조5000억원을 마련하겠다는 자구안을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으로부터 전날 잠정 확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자구안에는 비주력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과 하이자산운용, 현대선물 등 금융 계열사를 올해 안에 매각하는 방안이 담겼다. 또한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등 비(非)조선사업부문 중 일부 사업부도 내년 상반기까지 분사한 뒤 매각할 방침이다.
'빅3' 조선소 전경. 왼쪽부터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대우조선 옥포조선소ⓒ각 사 |
이럴 경우 오는 2017년까지 총 3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자구안 내용은 그동안 알려졌던 것들로 다만 실행시기를 1년가량 앞당겨 빠르게 유동성을 마련하기로 했다.
KEB하나은행은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현대중공업에 대한 재무실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23일께 마무리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의미 있는 자구계획을 제출했다는 평가를 내렸다”며 “해외수주와 국가경제 등을 고려해 자구계획안대 조속히 시행토록 재무실사 전에 승인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이 1조5000억원을 마련하겠다는 자구안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이날 승인했다. 거제삼성호텔 등 부동산과 보유주식 매각, 인력감축 내용 등을 담았고 회계법인 실사과정을 밟기로 했다. 삼성그룹의 지원방안은 이번 자구안에 담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업계에서는 빅3 자구안의 승인이 조선업 구조조정 전반의 '밑그림'이 완성된 이후 한꺼번에 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래서 대우조선해양의 실사가 마무리되면, 빅3의 자구안이 모두 승인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극심한 수주 절벽과 조선업 구조조정이 시급해지자, 서둘로 빅2 조선사의 자구안을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