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점 대비 무려 54.9% 폭락…정유업계 수익성 확보 '비상
[뉴스핌 = 전민준 기자] 정제마진이 한달 새 20% 폭락하며 2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4달러선 붕괴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26일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평균 배럴당 4.5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올해 고점(1월)에서 무려 54.9% 하락한 수준이다.
복합정제마진은 원유 가격과 각종 석유제품 생산 가격 간 차이를 계산한 것으로, 국내 정유 4사는 이를 실적기준점으로 삼는다. 배럴당 4.5달러는 정유사들이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됐던 지난 2014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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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는 지난해 가동중단 한 정유설비들이 가동돼 공급이 증가한 것, 난방유 수요 둔화로 주요 지역의 정유제품 재고 수준이 높아진 것 등이 정제마진을 압박하는 주요인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정유업계에서는 당분간 공급과잉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서 정유마진이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정제마진 추가 하락 전망에 국내 정유사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다시 상승하고 있는 국제유가 역시 정유사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동 등지에서 구매한 원유가 한국에 오는 데는 1개월 정도 소요되는데, 이 기간 유가가 오르면 제품 가격도 상승한다"며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재고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재고효과'는 원유가 산유지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동안, 시차로 인해 생기는 추가적인 수입이다.
여기에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가 빠르면 2분기 내에 늦어도 9월까지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원유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달러로 거래되는 원유는 달러의 가치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하락하기에 최소 한 달 이상 미리 원유를 구매해두는 정유사 입장에서는 환율에 따른 재고손실을 대비해야 한다.
한편, 일각에서는 글로벌 정유설비 공급조절이 진행돼 하반기 이후 정제마진도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석유제품 소비가 늘어나는 2분기에 추가로 증설되는 정제설비 규모가 크지 않아 정제마진이 추가로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련업계는 정제마진이 다시 오른다 해도 실제 영향을 미치는데 시간이 다소 소요되는 만큼, 빨라도 9월부터 정유사들의 수익성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