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에서 2세대로...스타 매니저 점점 늘어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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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광수 기자] '사람이 미래다' 이 말이 정확히 들어맞는 곳 중 하나가 헤지펀드 시장이다. 수익률을 결정짓는 절대 변수가 매니저 실력이기 때문이다.
자산운용 본고장 미국에서 헤지펀드 매니저는 펀드매니저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자금을 모델포트폴리오(MP)나 부서장의 성향과 상관없이 매니저 본인의 철학과 주관에 따라 운용할 수 있어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공모펀드 매니저나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프랍(자기자본) 트레이더 등으로 일정기간 경력을 쌓아온 인력이 헤지펀드 매니저가 되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이다. 그만큼 진입장벽은 높은 편이다.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전략에 대한 깊은 이해가 기본이기 때문에 다른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 기본이 튼튼해진 선수들이 주로 헤지펀드 시장에 뛰어든다"고 전했다.
헤지펀드 매니저와 공모펀드 매니저를 가르는 기준은 '임무' 차이다. 공모펀드 매니저는 시장보다 아웃퍼폼(Outperform)하는 것이 목표다. 손실을 내도 시장보다 손실이 적으면 성과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헤지펀드 매니저는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절대 수익을 내야한다. 수익을 냈다고 해도 시장수익률에 못 미치면 성과로 인정받지 못한다.
결국 수익률에 대한 잣대가 보다 엄격하다는 의미다. 헤지펀드에는 공모펀드에 없는 하이워터마크(High Water Mark)라는 제도가 있다. 예를 들어 올해 한 헤지펀드가 -3%의 수익을 냈다면 내년에는 5%의 수익을 내도 5%에 대한 보수가 아니라 전년과 합산해 2%에 대한 수익의 보수를 받게 된다. 따라서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수익을 '깨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 한국형 헤지펀드 태동기에 등장한 1세대
이렇게 매니저 개인의 자율성이 높고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보니 운용을 잘하는 매니저는 바로 업계에 이름을 알리며 '스타 매니저'로 발돋움한다.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 초기부터 활약한 1세대 매니저로는 삼성자산운용의 허윤호 본부장과 박기웅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 김태준 브레인자산운용 본부장 등이 대표적이다.
김태준 브레인자산운용 본부장은 2001년 대신경제연구소 기업분석실에서 금융투자업계에 첫 발을 디딘 후 2005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이사로 적을 옮겼다.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기인 2012년 초 브레인자산운용의 헤지펀드운용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는 주식운용2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가 운용하는 헤지펀드 '백두'를 기준으로 설정이후 누적수익률이 24.4%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연초이후 수익률은 다소 부진한 -9.4%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1개월 수익률은 6.5%로 선방했다.
허윤호 삼성자산운용 헤지펀드본부장은은 2012년부터 '삼성 H클럽 하이브리드'와 '토탈리턴' 등의 운용 총괄을 맡고 있다. 그는 2002년 KIS채권평가팀에서 시작해 2004~2006년 동양과 삼성자산운용에서 채권 펀드매니저로 활약했다. 지난 2012년에 헤지펀드본부로 적을 옮겨 근무 중이다.
그가 총괄하는 하이브리드 펀드의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은 17.90%, 연초 이후 수익률은 3.91%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01%를 기록했다.
박기웅 미래에셋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본부 본부장 역시 오랜 운용 경험을 갖춘 한국형 헤지펀드의 주역 중 한명이다. 그는 2000년 동양증권 채권운용팀으로 시작해 2005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채권운용으로 적을 옮겼다. 2010년 헤지펀드운용본부로 이동해 지금까지 활약하고 있다.
박 본부장이 운용중인 미래에셋스마트Q아비트라지전문사모투자신탁1호C-F는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 19.40%를 기록하고 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1.67%, 최근 1개월 수익률은 0.30%다.
◆ 진입 장벽 완화 속 주목받는 2세대
한국형 헤지펀드가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며 운용사를 중심으로 2세대 매니저들이 등장했다.
헤지펀드 '칵테일'과 '행성' 시리즈를 내놓은 라임자산운용의 이종필 상무가 그 중 한 명. 이 상무는 대신증권 퀀트 애널리스트로 시작해 LIG투자자문 주식운용본부,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퀀트애널리스트, HSBC증권 글로벌 리서치 퀀트애널리스트 등에서 활약했다.
올해 새로운 헤지펀드인 다윈 멀티스트레티지 제1호를 내놓은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 역시 시장 관계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매니저다. 그는 한국형 헤지펀드 1세대인 브레인자산운용 부사장 출신으로 2012년 그로쓰힐자산운용을 세우면서 독립했다. 운용한지 얼마 되지 않아 구체적인 트랙 레코드는 없지만 연초 이후 플러스 수익을 내고 있다는게 그로쓰힐 관계자의 설명이다.
장덕수 DS자산운용 회장 역시 공식 홈페이지도 없지만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은둔의 고수'라 불리며 인정받고 있는 스타매니저다. DS자산운용의 1호 헤지펀드인 '디에스 수 전문사모투자신탁'도 수익률 상위를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스타매니저의 등장은 앞으로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헤지펀드 매니저에 대한 진입장벽도 낮아졌기 때문. 과거에는 헤지펀드를 운용하려면 국내에서 2년 이상 공모펀드를 운용한 경력이 있어야 했지만, 이제는 금융회사에서 3년 이상 근무하고 협회 펀드 운용 관련 교육을 이수한 사람이면 헤지펀드 운용이 가능하다.
자산운용사 관계자 A씨는 "애널리스트 경험만 갖고 있는 헤지펀드 매니저도 있는데 종목을 깊게 보는 능력이 탁월해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헤지펀드 시장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갖춘 매니저들이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모펀드 매니저의 헤지펀드로의 움직임도 가속화될 전망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 B씨는 "우리나라 목표 성장률이 2%대인데 여기서 아웃퍼폼 해봐야 보수와 비용 등을 빼면 의미있는 보수가 공모펀드 매니저들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며 "점점 헤지펀드 매니저로 이동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