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아이폰 수요 회복 어려워'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정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따라 약 300개에 이르는 현지 제조업체 가운데 절반 가량이 12개월 이내에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가뜩이나 세계 최대 기업 자리가 위태로운 애플에 상당한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각)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이 연간 판매 규모 5억대로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미 성숙기로 접어들었다는 진단이다.
아이폰SE <사진=블룸버그> |
시장 조사 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4억3800만대로 집계됐다.
샤오미의 계산대로라면 중국 시장의 정점이 머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미 애플의 실적을 통해 성장 둔화의 파장이 드러난 가운데 판매량이 후퇴할 경우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현지 기업 가운데 판매량 1위를 차지한 샤오미 역시 지난해 1억대 판매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스마트폰 판매 증가가 둔화된 가운데 업계 경쟁이 더욱 가열되면서 중국 현지 업체들의 통폐합이 가속화될 것으로 샤오미는 내다보고 있다.
약 300개에 이르는 업체가 앞으로 12개월 사이 절반 가량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다. 기업들 사이에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는 한편 한계 기업들의 파산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애플 아이폰의 판매가 단시일 안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월가의 전망에 설득력을 더해주는 것이다.
중국뿐 아니라 주요 시장의 소비자들이 제품 업그레이드를 늦추고 있고, 오는 9월 아이폰7이 예정대로 출시되더라도 커다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월가 애널리스트의 판단이다.
T 마이클 워클리 캐너코드 제뉴어티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2분기 애플의 아이폰 미국 시장 점유율이 50%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며 “아이폰이 애플 전체 매출액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전반적인 실적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바클레이즈 역시 최근 투자자 보고서를 통해 아이폰7이 애플의 수익성에 턴어라운드를 제공할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이폰7의 세부 기능 가운데 소비들 사이에 ‘머스트-헤브’ 아이템으로 부각될 만한 것이 보이지 않고, 이 때문에 신상품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보다 단순히 제품 교체 기능을 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애플 주가가 일정 기간 약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10억달러 투자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추세 전환을 이끌어낼 만한 모멘텀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