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튼스쿨 교수 '턴어라운드 없어'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아이폰 판매 부진에 애플의 분기 매출액이 13년만에 감소하자 스마트폰 시장을 둘러싸고 우울한 전망이 꼬리를 무는 가운데 PC 시장과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꺾였고, 턴어라운드를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다. 전세계에 걸쳐 새로운 소비 시장을 창출했던 스마트폰 역시 근본적으로는 그 밖에 하드웨어 제품과 결국 다르지 않다는 판단이다.
애플 아이폰 <출처=블룸버그통신> |
데이비드 수 펜실베니아 와튼스쿨 교수는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이 이미 사장길로 들어선 PC와 같은 운명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 규모는 3% 줄어들었다. 이는 스마트폰이 첫 출시된 이후 처음 발생한 일이다.
수 와튼스쿨 교수는 “스마트폰 잔치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표 상품인 아이폰조차도 소비자들의 제품 업그레이드가 현격하게 줄어들고 있고, 신규 구매자는 더 이상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지적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IT 업계가 스마트폰에 필적할 만큼 강력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신기술이나 신상품을 준비하지 못한 상태라는 점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관련 업체들이 로봇과 가상현실 등 새로운 기술 개발에 잰걸음을 하고 있지만 대중에게 상용화되기까지는 장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시장 전문가들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닐 캠플링 애비에이트 글로벌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슈퍼사이클이 종료를 맞았다”며 “삼성전자의 공급 체인에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신상품 출시로 스마트폰 시장이 턴어라운드를 이룰 것이라는 관련 업체들의 주장과 상반되는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스마트폰과 반도체 칩 업체들 사이에서도 비관론을 뒷받침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퀄컴이 드론과 스마트카 및 스마트홈 관련 반도체 칩을 중심으로 제품 다각화에 나선 것이나 애플이 아이폰 판매 부진을 아이클라우드와 애플 뮤직 등 다른 서비스로 상쇄하려는 것은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관련 업체들의 시각을 드러내는 단면이라는 얘기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 S7의 판매 호조에도 다른 성장 동력을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스마트폰 시장을 한 가지 신제품으로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때문에 관련 업체들은 드론부터 로봇까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