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OECD 등 2.7%로, 한은 등도 '뚝'.. 3% 성장 어려워 "결국 모두 할 것"
[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최근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줄줄이 하향되면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대 성장 전망을 고수하고 있는 정부로선 사용 가능한 모든 카드를 꺼내 성장률을 지지해야 할 상황이어서 마침 기업 구조조정, 청와대 경제라인 교체 등과 맞물려 정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관가 및 산업계에 따르면, 경제성장률을 지지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정부의 재정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집권 말기라고 봤을 때 올해 중 성장률을 더 올려놓지 않는다면 당장 유일호 경제부총리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경제정책 측면에서 보면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일호 부총리는 취임 이후 줄곧 3%대 성장을 단언해왔다. 유 부총리는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IR)에서 "3%대 성장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안팎으로 제기되는 한국경제의 성장 부진 전망에 올해 경제성장률 3.1%를 목표로 하는 정부의 목소리에 점점 힘이 빠져간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기획재정부> |
지난 1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7%를 제시했다. 이는 6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전망치 3.1%보다 0.4%p 하향 조정된 수치다. 동시에 OECD는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3.6%에서 3.0%로 내렸다.
OECD뿐만 아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2.7%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올 1월 전망치보다 0.2%p 떨어뜨린 것.
국내에서도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 소식은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8%로 낮춘 것을 비롯해 지난 4월에만 한국금융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등이 하나같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떨어뜨리기 바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3.0%에서 2.6%로, 현대경제연구원은 2.8%에서 2.5%로, LG경제연구원은 2.5%에서 2.4%로 내려잡았다. 지난 3월 우리나라 경제가 올해 2.6%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한국경제연구원도 비록 기존 전망치를 유지하긴 했지만, 3%대에선 이미 멀어져 있다.
상황이 이에 이르자, 정부로선 발등에 불 떨어진 격이 됐다. 당장 추경을 비롯, 국가의 재정적 능력을 총동원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한국경제보고서'를 발표한 OECD 사무국의 랜달 존스 한국경제담당관도 "(한국은)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재정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정치·경제적 여건도 이 같은 재정 확대 필요성에 힘을 싣고 있다. 구조조정과 청와대 경제라인 교체 등과 맞물려 정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야당이 추경 편성을 외치고 있는 이례적인 상황에다 청와대 경제라인은 안종범 정책조정수석과 강석훈 경제수석 등 정부 측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인사들도 채워졌다.
공동락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야당이 먼저 추경하자고 한 적이 없었는데, 여야가 묵시적 합의를 한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통화정책이나 한국판 양적완화를 꺼내들고, 야당은 이에 반대하는 척하면서 재정 정책을 꺼내들어 결국 둘 다 하려 하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현재 시장에서 국책은행 자본확충과 관련해 물어보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둘 다 해야 한다고 답하는 사람이 절반이 넘고 있다"는 말도 곁들였다.
추경과 함께 금리인하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경기부양 차원은 물론이고, 향후 추경을 할 경우 국채 금리를 낮출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올 6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장 전체적으로는 6월이나 7월 중 한 차례 인하할 것이란 게 컨센서스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기재부 관계자는 "다음 달 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앞두고 여러가지를 생각 중이다"면서도 "현재로선 추경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