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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속수무책'?…열쇠 쥔 아베 해법은

기사입력 : 2016년05월16일 14:58

최종수정 : 2016년05월16일 14:58

금융+경제 성적표 '엉망'…아베 개혁 시급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추진하는 이른바 '아베노믹스'의 3개 화살 중 경기 부양책의 핵심을 담당한 일본은행(BOJ) 성적표가 초라하다.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엔화 강세와 닛케이 주가 약세 등 정책 의도와는 다른 결과가 나오면서 중앙은행 정책 한계 대한 자성과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의 무능을 지적하며 교체론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그 보다 지금 일본 경제를 되살릴 열쇠는 아베 총리가 쥐고 있으며 그의 결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 BOJ 성적표는?

'아베노믹스' 정책과 맞물려 구로다 총재가 취임한 지 3년이 지났고, 그간 대대적인 자산매입과 마이너스 금리 정책 등 다양한 파격 완화책들이 실시됐지만 일본 경제와 금융시장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지난 15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BOJ 완화정책이 지금처럼 오랜 기간 성과를 보이지 못한 적이 없었다며, 중앙은행의 무능을 보여주는 네 가지 현상을 제시했다.

우선 BOJ가 일본 국채 수익률을 낮추겠다는 목표는 달성했지만, 회사채 수익률 하락은 2월 중순부터 멈춘 상태. 또 에너지 가격을 제외하거나 포함한 소비자물가(CPI) 상승률도 모두 은행이 목표로 하는 2%에 크게 못 미치는 등 금융시장의 스왑 인덱스에 따르면 향후 10년 간 일본 금리 전망이 제로에 가까움을 시사하고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일본 엔화 <출처=블룸버그통신>

나아가 일본 경제 펀더멘털을 보여주는 수출과 은행 대출 성장세는 모두 감소세로 돌아선 상태다. 무엇보다 엔화는 강세를, 주식은 약세를 보이며 정책 목표와 정확히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현재 달러/엔 환율은 108엔대를 기록하며 연초 120엔대 초반에서 엔화 가치가 크게 높아졌다. 글로벌 투자은행 중 도이체방크는 달러/엔이 100엔까지 갈 것이란 전망을 제시하고 있을 정도.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 Ratings)는 국가 부채 규모가 세계 최대인 일본이 중앙은행 정책 실탄을 다 써버리면 국가 신용등급 전망이 절대 좋을 리 없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이미 지난해 일본 국가신용 등급을 'A'로 한 차례 강등한 상태.

◆ 아베 정부, 개혁이 관건

'아베노믹스' 도입 이후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BOJ가 무너지면서 일본이 다음 내놓을 특단의 조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앙은행 총재를 새 인물로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열쇠는 총 책임자인 아베 총리에게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출처=블룸버그통신>

최근 윌리엄 페섹 배런스 아시아 편집장은 구로다 총재가 개혁 조치 등에 속도가 날 수 있도록 아베 총리를 압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BOJ가 추가 완화 기대를 뒤로하고 정책 동결 결정을 내린 것도 이제는 아베 총리가 움직여야 한다는 메시지였다고 해석했다.

취임 후 1234일이 지났지만 아베 총리가 노동시장 완화나 관료주의 및 무역장벽 해소, 스타트업 지원, 여권신장,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 제고 등에 있어서 일궈낸 성가는 제로에 가깝다고 페섹 편집장을 혹평했다.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아베 총리는 일단 내년으로 예정됐던 소비세 인상을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앞서 피치와 무디스 등 글로벌 신평사들은 소비세 인상 연기가 국가신용 등급 하향 위험이라고 지목한 바 있다.

투자전문 매체 '인베스팅닷컴'은 통화 완화 정책 독자적으로는 해법이 될 수는 없다며, 일본 경제를 진정으로 되살리기 위해서는 과도한 정부 지출이 아닌 규제 완화, 보호무역 장벽 해소, 노동시장 개선 등 대대적인 개혁 조치가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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