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일부 자산가만 관심...헤지펀드 개념 어려워"
[편집자] 이 기사는 05월 13일 오후 2시19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이에라 기자]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 운용사가 내세운 신상품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올해 설정액만 8000억원에 이른다. 증권사 은행들은 앞다퉈 거액 자산가들인 '큰 손들'에게 헤지펀드를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 라임운용 등 신생 헤지펀드 선전에 '주목'
대신증권 압구정지점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대신 압구정 머니위크'를 진행했다. 첫날 주제는 헤지펀드였다. 김영준 라임자산운용 헤지펀드 그룹 이사가 직접 나와 헤지펀드의 기본 정의와 상품 등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20여명의 자산가들은 헤지펀드의 가입 규모, 운용 방법 등을 물어보며 관심을 드러냈다.
장영준 대신증권 압구정지점 부지점장은 "고객이 먼저 헤지펀드를 하겠다는 경우가 아직 많지 않다"면서도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공모형 롱 온리(long only 일반 주식형) 상품으로 대응하기 힘들어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부터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사가 등장하면서 자산가들의 관심도 조금씩 늘고 있다.
올해 수익률 상위 10개 헤지펀드 중 절반이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사의 상품이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가 직접 운용하는 라임 모히토는 이달 초까지 9.64% 수익률을 올렸다. 디에스자산운용의 수(秀)와 지(智) 펀드도 각각 9.01%, 5.56%의 성과를 냈다. 베트남에 투자하는 피데스자산운용의 신짜오도 6.01%, 파인밸류IPO플러스도 5%를 웃도는 수익률이다.
자산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출시와 동시에 완판된 펀드도 있다. 국내 최고 스타 매니저 중 한사람인 박건영 대표가 이끄는 브레인자산운용의 펀드가 대표적이다.1호 헤지펀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안다자산운용은 2호 펀드 최저 가입금액을 5억원으로 올렸어도 출시 하루만에 500억원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 "아직 찾는 큰손들 많지 않아..옥석가리기 통한 경쟁력 확인해야"
헤지펀드 투자는 아직 일부 자산가로 제한돼있다. 헤지펀드의 전략 등이 낯설고 어려운데다 여전히 헤지펀드에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산이 많은 50~60대는 기존 투자처를 바꾸려고 하지 않는 성향도 높다.
한 증권사의 강남 PB 부장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 헤지펀드를 권유했는데 (가입)한다는 고객이 전혀 없었다"며 "'너무 어려우니 하던거나 계속하자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다른 증권사의 PB센터 팀장도 "연령대가 높다고 투자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것은 결코 아니지만, 헤지펀드의 변화와 진화가 빨라 이해하기 쉽지 않다"며 "헤지펀드를 상품별로 구분을 못하거나 어려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절대수익을 추구한다는 헤지펀드임에도 일부는 수익률 부침이 컸던 것도 부정적인 인식을 만들었다. 한때 헤지펀드 시장의 강자였던 브레인자산운용의 펀드는 올해 수익률이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흥 강자로 주목받던 대신자산운용의 에버그린롱숏펀드 역시 -18%다.
또 다른 증권사의 PB센터 이사도 "어떤 펀드는 일정하게 연 7% 수준의 수익률을 내기도 하지만, 들쑥날쑥한 수익률을 가진 펀드들도 많다"며 "모든 헤지펀드를 블루오션이라고 보고 진입하는 것은 안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수익률이 검증된 상품을 중심으로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설정된 펀드만 약 90여개인데 연 6~7%의 꾸준한 수익률과 낮은 변동성이라면 자산가들이 저금리 기조를 극복할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대안으로 여길 것이란 얘기다.
조완제 삼성증권 상품개발팀장은 "시장이 롱 온리 중심에서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쪽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한국형 헤지펀드가 주요 상품으로 활성화되는 과정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앞선 PB센터 이사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 운용사가 늘어나 투자자들의 선택 폭을 넓혀줬다"며 "옥석가리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 펀드들의 수익률이 확인되면 거액자산가들도 투자처로 지금보다 더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