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글 양진영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신예 표예진이 주말 황금시간대 16부작 드라마 '결혼계약'에서 현실적인 캐릭터, 우월한 외모로 주목받았다. 첫 출연 드라마부터 '대박작'을 고른 그의 미래가 더없이 밝아 보인다.
표예진은 최근 MBC '결혼계약' 종영 후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주목받는 신예가 된 과정, 그리고 연기 잘하는 배우로 성장하고픈 포부를 이야기했다. 극중 표예진이 연기한 현아라는 레스토랑에서 함께 일하는 혜수(유이)를 시기질투하는 얄밉지만 현실적인 캐릭터였다. 신예 치고는 마치 제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운 그의 연기는 시청자와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제겐 첫 드라마라 당연히 뜻깊은데, 또 생각보다 너무 시청자로서도 따뜻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었어요. 자부심이 많이 들어요.(웃음) 현장에서 다들 너도나도 저한테는 도움을 주려고 하셔서 감사한 마음 뿐이죠. 특히 연극배우 출신이신 이현걸 선배한테 많이 배웠어요. 레스토랑에서 항상 같이 붙어 있었고 저한테는 대본 보는 법이라든지 아침에 오면 이렇게 부르라고 발성도 알려주시고 하셨죠."
처음 겪는 16부작 드라마 현장이 어땠을 지, 신인 연기자인 표예진이 느낀 분위기가 궁금했다. 그는 "은성이는 진짜 애다. 하루 종일 뛰어다니고 피아노 치다가 어쩜 그렇게 연기를 잘하나 싶더라"며 웃었다. 이현걸에 대해서는 "승주 역의 안지훈이랑 저 앉혀놓고 연기 지도도 해주셨다"면서 얼굴에 연신 웃음을 띄웠다.
"현장은 처음 겪는 거니까 그냥 다 신기했어요. 2회에 혜수를 찾는 사채업자가 와서 격투신이 있었는데 그때 이현걸 선배가 맥주병을 진짜로 머리에 대고 다섯개를 깼어요. 이만큼 부어 올랐는데 괜찮다고 하니까 걱정도 되고. 저는 그냥 멀리서 소리지르며 관전했는데, 이걸 재밌다고 말하기엔 너무 가혹하네요.(웃음) 다행히 고생하신 만큼 긴장감있게 연출이 잘 됐더라고요."
표예진이라는 이름이 생소한 만큼, 주말극 황금시간대 드라마에 당당히 캐스팅된 일화도 궁금했다. 그는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 아라 역이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땐 레스토랑 알바, 발랄한 여자애 역할? 이 정도만 듣고 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사실 오디션에서는 편하게 제 모습을 보여주는 편이라 지금 기억도 잘 안나요. 오히려 캐스팅이 되고 나서 더 놀라고 얼떨떨했죠. 원래 좀 밝고 별로 겁을 먹지 않아서 그게 플러스 요인이었나봐요. 당돌한 느낌을 조금 보신 것 같아요. 아라는 제 안의 당돌함이 극대화된 캐릭터예요."
특히 표예진은 자신이 주목받았던 신 하나 하나를 떠올리며 감독인 김진민PD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아라가 혜수를 질투하는 장면도 물론이지만, '클럽녀' 현아라가 시청자에게 깊게 각인됐기 때문. 이 장면은 극중 지훈(이서진)과 혜수가 처음으로 남녀 간의 긴장감을 갖기 시작한 장면이란 데서 이서진도 언급하며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처음에 대본엔 '뭘 찾으러 아라가 매장에 다시 온다' 정도만 있었는데 감독님이 그 신을 예쁘게 만들어 주셨어요. 그 전날 '그 신 준비 됐냐' 물으셔서 '네' 했는데, 아라는 클럽에 갔다온 걸로 의상도 파격적으로 막 취해서 주정부리는 연기를 주문하시더라고요. 그제서야 혜수와 지훈에게 긴장감을 넣는 장면이 될 거라고 설명을 해주셨는데, 저도 주목받고 둘이 알콩달콩한 느낌 갖기 시작한 첫 장면이라 시너지가 난 것 같아요. 이서진 오빠가 저한테 '너가 오늘 주인공이라며?' 하시기도 했고요.(웃음)"
모두에게 예쁨만 받았지만, 그래도 어려웠던 점은 있었다. 표예진은 현아라를 연기하며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하면서 '이게 맞나, 틀린가' 하는 고민을 수도 없이 했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유이 괴롭힌다'고 악플도 많이 받았지만, 결국 '아라도 평범한 여자애다'라는 공감을 얻고 싶었다며 웃었다.
"아라를 연기하면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질투심이나 주목받고 싶은 마음을 꺼내보려고 노력했어요. 약간 당돌하고 솔직한 스타일의 사람, 톡톡 쏘듯이 직선적인 면들을 보여주려 했죠. 고민할 때마다 선배들은 '네가 원하는 대로 해' 하시면서 지켜보고 맞춰 주셨어요. 유이 언니도 더 미워하라고, 미워해도 된다고 했고요. 욕도 많이 먹긴 했지만, 그것보다 '아 주변에 저런 애 꼭 있다. 요즘 여자애들 같다'는 얘기가 너무 좋았죠. 아라를 너무 나쁘게만 보지 않는 얘기들요. 욕만 하시면 저도 정이 들었는지 아라한테 미안하더라고요."
이미 밝혀진 대한항공 스튜어디스 경력이 아직도 자랑스럽다는 표예진. 스스로는 "사회생활 경험이 있어서 더 잘 봐주시고 일도 들어오는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그는 "전의 경험들이 연기자로 사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부끄러운 경험이 아닌 소중한 경력이고, 지금의 저를 있게 했다"면서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인지 더 바빠질 그의 포부는 생각보다 더 대단했다.
"사회생활도 짧게나마 해봤고, 열정이 넘치는 성격이 뭘 하든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새로운 작품을 만나는 게 마냥 기분이 좋아요. 좋은 기회가 찾아오니 전보다 더 잘하고 싶고, 바빠질 수록 의욕이 넘쳐요. 가장 만나고 싶은 캐릭터는 '클래식'의 손예진 선배 같은 역할. 풋풋하고 예쁜 국민 첫사랑 느낌이잖아요. 예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아날로그적인 감성도 정말 마음에 들어요. 굳이 함께 하고 싶은 배우는, 평소에 팬이었던 이제훈 씨?(웃음)"
정식 데뷔를 한 지 얼마 안 돼 공중파 드라마를 연이어 꿰찬 표예진. 이미 좋은 기운을 받고 있다는 그의 말처럼 그를 만나는 시청자들에게 좋은 연기로 좋은 기운을 전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이제 첫 발을 뗀 신인 연기자 표예진에게 가장 우선 순위의 과제는 '연기를 잘하는 배우'다.
"일단 지금은 연기를 잘 하고 싶어요. 어디 가서든 당당하게 어떤 역할이든 자신있게 도전하고 해낼 수 있는 연기자가 되는 게 당장의 목표죠. 그래서 계속 도전하고, 대중에게 많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실망시키지 않을 거예요. 그런 당당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죠."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