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신세계 지분 나눠갖기…3세 체제 대비 관측
[뉴스핌=강필성 기자] 신세계그룹의 3세 시대 계열분리가 윤곽을 드러냈다. 이 회장의 장남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그의 여동생 정유경 신세계그룹 사장이 서로가 보유한 이마트, 신세계 지분을 교환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이마트와 신세계 주식을 함께 보유중이었지만 이번 교환을 통해 정 부회장은 이마트의 지분만, 정 사장은 신세계의 지분만을 보유하게 됐다.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사진=신세계그룹> |
29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 부회장과 정 사장은 이날 장마감 이후 이마트의 지분과 신세계의 지분을 각각 매각, 매수했다.
먼저 정 부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신세계의 주식 72만203주(7.32%) 전량을 정 사장에게 모두 매각했다. 주당 가격은 21만1500원. 총 거래규모는 1523억원이다. 이와 함께 정 부회장은 정 사장이 보유한 이마트의 주식 70만1203주(2.51%)를 주당 18만3500원에 모두 사들였다. 이 규모는 총 1287억원 규모다.
서로 사고 팔았기 때문에 남매간 오간 금액은 236억원 가량에 그칠 전망이다. 이번 거래를 통해 정 부회장은 이마트의 지분 9.83%를, 정 사장은 신세계의 지분 9.83%를 각각 보유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교환을 3세 시대를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정 부회장과 정 사장이 대형마트인 이마트와 백화점인 신세계를 각각 나눠 지배하는 구도로 가리라는 것. 실제 지난해 말 인사에서 정 사장이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을 맡으면서 이런 전망은 더욱 힘을 얻어왔다.
물론 이는 첫 걸음에 불과하다. 아직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에 각각 18.2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남매의 지배구조 윤곽이 보다 분명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이마트, 정 사장이 신세계에서 경영활동 중인 만큼 책임경영 차원에서 지분의 교환이 이뤄졌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