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위험업종 대출 3조 축소...한은, 금융중개지원대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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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한기진 기자] 구조조정 여파가 은행의 기업대출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조선, 철강 등 위험업종의 대기업 대출이 줄었다. 대기업 하청업체인 중소기업들은 담보요구가 많아지면서 신용으로 돈 빌리기가 더더욱 어려워졌다. 금융당국은 구조조정 여파에 따른 기업자금난을 우려,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건설 등 6개 업종을 위험군으로 정했다. 자체 신용평가를 통해 하위등급(C, D급) 기업을 골라내, 여신을 축소했다. 이들 업종에 대한 대출을 올해 1분기에만 3조원 줄였다. 이중 조선업이 1조5000억원으로 절반이나 차지했다
이로 인해 대기업 대출 잔액은 올 1분기 18조원으로 작년 4분기 20조원과 비교해 6.2% 줄었다. 작년 1분기 대비하면 감소 폭은 22%나 됐다.
선제적 여신축소로 최근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한 한진해운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1000억원에 그쳤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담보가 있어 추가 충당금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도 여신관리에 적극적이다. 중소기업의 무담보(신용)대출을 줄이는 대신 부동산 및 예금 담보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보증서 대출을 늘렸다.
최근 3년간 중소기업 무담보 대출 비중을 보면, 우리은행은 24%(2014년 1분기)->21%(2015년1분기)->19%(2016년1분기)로 감소추세다. 같은 기간 대출 규모도 13조5960억원->13조630억원->12조817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담보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64%->66%->67%로 늘었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무담보대출 비중이 33%->31%->31%로 감소한 반면, 담보대출은 56%->58%->58%로 늘었다.
시중은행 여신 담당자는 “전체적인 기업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신용대출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이 기업대출을 옥죄자 금융당국이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기업구조조정 대상인 대기업의 협력업체들인 중소기업의 회사채 유동화 보증 지원(P-CBO)을 늘렸다. 지난해 대기업을 포함해 6조9000억원을 지원했다. 이밖에도 회사채 시장이 어려움이 닥치면 시장안정화 방안을 즉각 시행키로 했다.
한국은행도 우량기업의 구조조정 유탄을 맞아서는 안된다며 자금지원에 나섰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은행장들과 금융협의회에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신용경색이 우려된다”면서 “은행들이 옥석 가리기를 잘해서 우량기업들까지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은행은 금융중개지원대출을 지난 2월 9조원으로 증액했고 5월부터 본격적으로 푼다. 지난 1994년 총액한도대출이란 명칭으로 시작된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한은의 대표적인 대출제도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