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사장단, 관세청 찾아 ‘신규면세점 불가’ 주장
[뉴스핌=강필성 함지현 기자] “(신규 시내면세점을) 추가 않겠다고는 안했지만 우리 이야기에 충분히 공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희망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권희석 SM면세점 대표의 말이다. 면담 시작 전의 긴장된 분위기와는 확연하게 다르게 밝아진 표정이었다.
22일 권 대표는 서울 강남구 서울본부세관에서 5개 면세점 사장과 진행된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 추가’ 관련 면담을 마치고 나오며 사장단을 대표해 이와 같이 설명했다.
이날 서울세관에는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사장,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사장,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 이천우 두산 부사장, 권희석 에스엠면세점 대표가 관세청 실무자와 면담을 하기 위해 찾았고 오후 3시부터 약 1시간 30분가량 면담을 진행했다.
이들은 줄곧 시내면세점 특허권의 추가 발급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경쟁자가 늘어나면서 면세점 경쟁력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 이날 면담도 각사별로 의견과 궁금증을 전달하고 답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왼쪽부터 권희석 에스엠면세점 대표이사, 이천우 두산 부사장,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 황용득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대표,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대표. <사진=함지현 기자> |
권 대표는 “오늘 면담은 신규 시내면세점이 추가된다는 보도에 궁금해서 우리가 면담을 신청했다”며 “(등록제를)개방해서 우후죽순처럼 생기기보다는 제대로 셋업해서 출발하는 것 보고 해도 늦지 않다는 점을 충분히 이야기 했고 관세청도 이해한다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면세점이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 세계적인 면세점과 비교했을때 우리가 잘하고 있는지 그리고 세계적으로 산업화 시키기에 우리가 얼마나 미숙하고 뒤처지는지에 대해 설명했다”며 “앞으로 관세청에서 이 부분도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면담 내에서는 폐점을 앞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에 대한 비판도 논의됐다.
권 대표는 “특정회사가 자기들이 계속 사업을 할 거라고 하며 브랜드 철수를 못하게 하고 있어 다른 신규 업체의 MD(상품기획) 구성에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시내면세점을 추가할 경우 신규 업체들에게 더 많은 치명타가 된다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명품 뿐 아니라 많은 브랜드들이 갑자기 시내면세점이 늘어나니까 판매사원 등의 비용을 브랜드에 부담시키고 있다”며 “오히려 한국경제 입장에서 손해가 생기는 상황으로 면세점업체들이 브랜드에 구걸하러 다니는 이상한 현상이 생겼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관세청 측은 신규시내면세점 추가에 대한 확답을 하지 않았지만 신규면세점 사장단에게 업계의 고충을 고려하겠다는 긍정적 답변을 받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사장단은 면담 직후 서로 농담도 건내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